퇴근길 차 안에서 뉴스 방송을 들었다. 하루의 뉴스를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인데 핫이슈로 떠오른 그날의 뉴스를 게스트와 함께 알기 쉽게 전했다. 미세먼지를 뚫고 집에 도착할 무렵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여운을 남겼다. “뉴스를 전해주면서 왜 이렇게 답답한지 모르겠다”며 “상쾌한 뉴스를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맺었다.정말이지 요즘은 행복한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장관 후보자들은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갭 투자 등 서민들은 울음을 삼키며 포기하는 ‘내 집과 땅’에 대해 “사과한다, 반성한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연일 들려오는 정부 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브룸이라는 곳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예쁜 하늘을 보고 감탄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언니~ 언니~”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비행기에서 내렸고, 아직 짐도 찾지 않았기에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또다시 “언니~ 여기~” 라는 소리가 들렸다.‘비행기에 나 말고 다른 한국인이 탔었나?’ 의아함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세상에!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내 동생이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뭐야? 너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늘부터 사흘 동안 열린다.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6일에 김연철 통일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7일에는 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이들 장관 후보자 7명은 유난히 흠결이 많다. 개각 발표와 동시에 부동산 투기, 꼼수 증여, 세금 체납, 위장 전입 등의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장관 후보자 7명 중 4명이 다주택자이고 그중 3채를 보유한
비 그친 산사에 안개가 밀려온다빗소리에 취하고 안개 내음에 빠지고흔들리는 건 사람 마음인데 파도처럼 춤춘다바람 깨우는 풍경 소리 구슬프다비도 사람도잠시 머문 그곳에산사에 안길 듯 또 떠나갈 안개 무엇이든멀어져 가는 건 두려워... 풍경은 늘 그 자리에 있는데
2010년 9월, 당시 동생이 살고 있던 서호주의 작은 마을 브룸(Broome)에 놀러 갔었다. 브룸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은 태어나서 처음 가 본 외국의 주말 마켓이었다. 한국의 재래시장과는 사뭇 다른 그곳의 분위기가 마냥 좋았다. 길거리 예술가들의 음악과 그림, 망고 스무디, 여유로운 사람들, 아시안 푸드 트럭 등등.그런데 그곳의 수많은 푸드 트럭 중에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은 없었다. 그 당시 브룸은 호주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아시안 슈퍼를 가면 한국 라면은 딱 세 종류만 만날 수 있었다. 매운 라면, 짜장
필자는 요즈음 자주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거나 전원을 끈다. 사실 필자도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을 거의 손에 들고 놓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말 엄청난 세상이 그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잘 활용함으로써 지금 여기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 언젠가 스마트폰이 사라진다고 해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자신의 의지로 세상을 넓게 또는 좁게 바라볼 수 있는 줌인 줌아웃zoom-in zoom-out
늘 그랬다 하늘은높고 파랗고, 수제비 같은 흰 구름 떠다니고... 그리움 잊을까 눈길 보낸 그곳에검은 그물 잔치 벌였다까치 집 지으라고 남쪽에 상 차렸나허기진 어머니 하얀 맨발 헛디딜까 촘촘히 엮었나황금 조기는 제사상에 있는데그물은 왜 하늘에 걸렸을까 나무 그물 사이로내 어머니 웃는다
결혼식을 한다칠십 살은 넘어 보이는 노인과 손녀뻘 되어 보이는 여린 소녀가 백 년을 함께 살자고 가약을 맺는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 남자가 금방 핀 한 떨기 꽃 같은 예쁜 여자 옆에 서서 결혼의 촛불을 밝힌다.쭈글쭈글 한 남자는 제일 좋은 양복을 입고 반짝반짝 광을 낸 블라우스 리본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가슴에는 황제에게 하사 받은 황실 훈장을 다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알코올에 찌든 것일까, 너무 어여쁜 신부 모습에 수줍은 것일까,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늙은 남자는 곁눈질로 가련한 소녀를 힐끔거린다.백옥같이 빛나는 하얀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상쾌한 공기와 맑은 하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Good morning!" 좋은 아침이라니. 정말 예쁜 표현이다.시티에서 진행하는 무료 영어 수업을 듣기 위해 동생 집을 나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다가 "Alice"의 차를 보았다. 내가 그의 차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던 이유는 호주는 차 번호판을 본인이 원하는 문구로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도 "Juna" 차를 갖고 싶어졌다.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면
눈이 녹으면 봄이 된다바람이 익으면 꽃이 된다담벼락에 기댄 바람영춘화 되었네
세계 여행 3일 만에 가려고 했던 여행지 호주. 세계 여행을 시작하고 3주가 지난 후에 도착했다. 사실 동생에게 줄 선물을 가득 담은 캐리어가 아니었다면 3주가 3달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그만큼 동남아가 매력적이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만큼 가방이 무거웠다는 것이다.동남아는 나에게 지상 낙원의 느낌이었고, 캐리어가 아니었다면 정말 길게 머물고 싶었다. 하지만 호주에 도착한 순간 “아! 여기는 천국이었지! 오랜만이야. 호주!”여행하는 사람마다 아끼는 부분과 쓰는 부분이 다를 것이다. 나 같
“나는 화가로서 전력을 다하여 전쟁을 비난한다.나의 비난이 효과적인지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그러나 나는 그림을 통해 직접적으로 주저 없이 전쟁의 모순을 고발하겠다.”수많은 사람들에게 궁핍과 죽음을 가져다 주는 침략 전쟁에 대해 화가 베레시차긴은 이렇게 얘기한다타버린 들판에 높이 쌓아 올려진 두개골 산은 침략자들의 승리를 상징한다. 도대체 전쟁에서 승리는 무엇일까? 이기는 순간 내질러지는 환호성, 승리로 인해 얻어진 전리품, 산처럼 쌓여진 적군의 해골더미를 보며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 그것이 승리인가?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과연 '
청개구리가 어찌보면 지금 이 시대에 적합한 창의적인 스타일일지 모른다. 이솝우화 또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청개구리는 뭐든 거꾸로 하는 스타일의 대명사이다. 익히 모두가 알고 있지만 청개구리는 지독하게 매사 반대로만 하는 아주 지긋지긋하게 뺀질거리는 스타일이다.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청개구리 엄마는 죽기 직전에 유언을 하며 자신을 물가에 묻어 달라고 했다. 그러면 평소 청개구리 스타일로 봐서는 당연히 산에 묻어 줄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웬걸 청개구리는 이번만은 죽은 엄마의 유언을 지키겠노라고 물가에 묻고는 비가 올 때마다 혹시
설익은 꽃바람에근심 한줌 날아갔나짐 진 발걸음새털처럼 가볍네떠났을까 내 아들애끓은 마음 내 숨은 네숨, 헐떡이는 도시락 어머니는 사랑이다어머니는 역사다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오는 6월부터 고객이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경우 은행은 10영업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통보해야한다.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산정한 은행을 처벌할 근거도 마련된다.금융위원회는 27일 금리 인하 요구권의 요건과 절차, 대출금리 부당산정 금지하는 내용의 은행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이나 승진, 소득 증가, 신용등급 상승 등이 요건이 생기면 가능하다. 기업 대출은 신용등급 상승과 재무 상태 개선시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금융위는 금리 인하를 요구한 후 10영업일 이내에 은행은 수용 여부 및 사
미식의 나라 태국에서 2주 동안 지내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베트남 쌀국수이다. 그래서 베트남으로 향했다. 단순한 이유로 지역을 정할 수 있는 나의 세계 여행이 참 좋았고, 목적 없이 다니던 내가 베트남은 도착과 동시에 목적을 만들었다. "베트남 음식 정복." 맛있다고 소문난 모든 식당을 방문해 보자며 설레는 마음으로 베트남 호치민 시내로 향했다.그렇게 오로지 먹기 위해 여행을 간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한지 3시간 만에 겪은 신기한 일들.세계 여행 전에도 꽤 여러 나라를 다녀봤는데 내가 다녀 본 나라 중 최초로 입국 신고서가 없
이젠 너를 멀리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도 그런다지. 왜 그럴까. 네가 너무 잘났기 때문이야. 상대적인 열등감은 없어. 그렇지만 네가 너무 잘나서 피곤해. 만능이잖아. 옛말에 재주가 많으면 굶어죽는다는 말이 있지. 백가지보다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낫다는 거잖아. 전문성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지. 너는 백가지가 아니라 수만 가지를 잘해. 만능 재주꾼. 그럼에도 굶지 않고 너무 잘나가고 있어. 부럽 부럽이야.새우깡도 아닌데 자꾸 손이 가고, 연인처럼 잠시도 떨어져서는 살 수가 없어. 안 보이면 걱정되고 궁금해. 늘 새
길을 떠난다 가보지 않은 길바람 맞고 비에 젖어도마음 풍요롭겠다 돌아 볼 추억 있어외롭지 않겠다 가족이 있어
"세계 여행이 왜 하고 싶었어?"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내가 정말 세계 여행이 왜 하고 싶었을까?'왜 떠났느냐.'는 질문에는 '하고 싶어서.'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러면 왜 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정말 어느 날 세계지도를 보다가 문득 살면서 한 번쯤은 세계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떠났기 때문이다.나는 정말 왜 하고 싶었을까?여행을 하면서 나의 생각과 마음에 집중을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며 나를 알아가고 있다. 이것이 떠난 이유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인류는 삶을 배우는 시기와 일하는 시기로 나눠 살아왔다. 하지만 더이상 이런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다. 과거에는 인생의 전반부에는 지식을 축적하고 기술을 연마해서 사업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위한 준비를 하고 후반부에는 그동안 축적한 기량을 활용해 생계를 꾸리고 사회에 기여하며 살았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수명까지 길어지면서 삶의 패턴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40대를 넘어 50대 또는 60대가 되어도 새로운 정보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시 공부해야 하며 100세 시대를 맞아 적어도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