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게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멕시코에도 밀려 세게 7위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세게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멕시코에도 밀려 세게 7위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을 자랑하던 한국이 멕시코에도 밀렸다. 2016년 인도에 추월당한데 이어 2년 만에 또 한 단계 하락해 세계 7위에 머물렀다.

한국 자동차 산업 협회가 10일 발표한 '2018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1% 줄어든 402만 9,000대로 세계 7위를 나타났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 한국이 비중은 4.1%다. 역시 전년 보다 0.1%p 하락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455만 6,000대 수준이었으나 이후 2016년 422만 9,000대, 2017년 411만 5,000대, 2018년 402만 9,000대로 집계됐다. 자동차 생산량은 수출 감소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국가는 우라니라뿐이다. 지난해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량은 411만대로 전년의 406만 9,000대 보다 오히려 1.0% 증가했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 세계 1위는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생산이 전년보다 4.2% 감소한 2,781만대로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10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서 2위는 미국, 3위 일본, 4위 독일, 5위 인도 등 순이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 감소의 원인은 크게 ▲현대차그룹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를 꼽는다.

한국 자동차 산업 협회는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원인으로 “대립적 노사관계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에 따른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고착으로 경쟁력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2월 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생산 중단,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했다"고 분석했다.

· 현대차그룹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이지만, 일본은 해외의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복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리배마를 비롯해 멕시코 북경 인도 터키 등 전세계에서 자동차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미국 등 세계 7곳의 공장에서 전년대비 0.3% 감소한 282만 9,667대를 생산했다. 전체 생산량은 줄었지만 신흥시장인 인도 공장은 5.2% 증가했고 러시아 5.6%, 브라질 공장은 5.5%가 생산량이 늘었다. 중국 공장은 2.5% 감소했고 미국 공장은 1.8% 줄었다. 수출량 감소와 함께 해외 공장의 생산량도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수출 호조와 함께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로 복귀하고 있다. 혼다, 토요타, 닛산이 자국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했던 혼다는 2016년 사이타마현으로 옮겼다. 토요타는 2017년 미국에서 생산하던 중형 세단 캠리를, 닛산은 북미 시장용 중형 SUV 캐시카이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배치했다.

·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

자동차 생산국이던 세계 5위를 지키지 못하고 2016년 인도에 추월당했고 2년 만에 멕시코에도 밀렸다. 인도와 멕시코는 임금수준 대비 높은 생산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협회 측의 분석이다.

현대차와 노조의 불협화음은 창립이후 계속되고 있다. 임단협 때마다 파업이 볼모다. 현대차 노조는 창립 이후 30년 이상 단 4차례를 제외하고는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31일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광주 시청앞에서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때도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의 2월 총파업과 연계해 대정부 투쟁으로 확산시키겠고 공언했다.

현대차는 치솟는 임금과 반대로 생산성은 낮아지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임금 삭감이나 구조 조정 등은 꿈도 못꾼다.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독일 폭스바겐, 일본 토요타 등의 완성차 업체는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처하기 위한 차원이다.

르노삼성은 오는 13일과 15일 부산공장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6월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이후 8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기본급 인상이다. 이 문제를 두고 노사가 갈등하는 사이 노조는 28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다. 르노삼성 노조는 프랑스 본사의 “후속 물량 논의하기 어렵다”는 경고에 파업 카드로 대응하고 있다.

·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내수시장이 150만 대 선에서 정체돼 있다. 자동차 수출도 3년 연속 하락하며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2015년 297만 4,000여 대에서 2016년 262만 2,000대, 2017년 253만 대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45만 대에 그쳤다.

올해 자동차 산업의 전망도 어둡다. 업계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이 불황기에 진입해 올해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도 400만 대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폭탄’ 결정은 또 하나의 큰 변수로 남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현대차 노조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 폭탄을 현실화하면 현대차 생산공장 2개가 문을 닫을 지경이 돼 일자리가 줄고 고용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며 한국 자동차 산업을 몰락시키는 핵폭탄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정만기 자동차 협회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면서 "법·제도 개선을 통해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연비 및 배출가스 등 환경규제나 안전 및 소비자 관련 규제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혁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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