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ODM(주문자 개발 생산)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K-뷰티 열풍의 글로벌 확산에 힘입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ODM 업계의 쌍두마차인 두 업체는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나란히 ‘1조 원 클럽’에 입성했다. 두 업체의 사상 최대 실적은 국내 화장품 로스숍 업체나 대형 브랜드가 허덕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화장품업계 대명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액은 0.8% 늘었으나 당기 순이익은 23%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2%나 폭락했다.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6% 감소했고, 잇츠한불은 영업이익이 54.2% 하락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승승장구 배경과 비결은 무엇일까.

· 국내 화장품 창업 붐 티고 화장품 ODM업체 승승장구

화장품 ODM 업체가 고공비행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신생 기업의 화장품 창업 붐을 꼽을 수 있다. 화장품 창업 기업은 제품 생산을 개발부터 포장까지 ‘원스톱’이 가능한 ODM 업체에 맡긴다. 기업은 제품의 아이디어와 마케팅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ODM 업체는 창업 기업이 늘수록 주문량이 증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는 2012년 829개에서 2014년 4,853개로 급증했고 2017년 1만1,834개 까지 증가했다.

코스맥스도 지난해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 원인을 H&B 스토어, 홈쇼핑, 온라인 등의 신제품 공급 증가를 언급했다.

신생 업체들의 주문 증가와 더불어 ODM 업체 스스로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제품 생산업체로서 기술 개발은 물론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고객사 창출과 제품의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화장품 창업 붐, 고객사의 신제품 개발 등으로 인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올해도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중국 상해시 종합개발구 지역에 위치한 코스맥스차이나. 사진=코스맥스

· 코스맥스 창사이래 최대 실적...화장품 매출만 1조 원 넘어

코스맥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14일 밝힌 매출은 1조 2,5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3억 원으로 전년 보다 48.9% 성장했다.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5.7% 증가한 210억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화장품 매출만 1조 원을 넘어섰다.

매출 성장은 상하이와 광저우 등 중국 법인이 가장 효자 노릇을 했고, 미국 법인도 힘을 보탰다. 중국 매출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4,776억 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고객사의 신제품 주문량이 증가한 것이 주 요인이다.

코스맥스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핵심 사업이다. 특히 화장품 ODM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증을 보유할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최초로 프랑스 인증기관인 EVE에서 생산설비에 대한 비건(VEGAN) 생산 인증을 획득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코스맥스 그룹의 토털 헬스&뷰티 ODM사업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세계화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세계 화장품 시장은 아직도 연구·개발(R&D) 전략이 회사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며 “올해도 매출이 25% 이상 성장할 것이며 철저한 현지화로 세계 최고의 화장품 ODM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위치한 한국콜마 기초화장품공장. 사진=한국콜마

· 한국콜마 매출액 전년대비 65.3% 급증 “CJ헬스케어 인수 효과”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 효과'로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 3,578억 원으로 전년대비 65.3%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899억 6,739만 원으로 전년보다 34.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368억 원으로 전년의 486억 원보다 24.3% 줄었다. 이는 CJ헬스케어 인수 이후 일회성 비용과 금융비용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를 1조 3,1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콜마 측에 따르면 지난해 고성장은 CJ헬스케어 인수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화장품은 대형 거래처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화장품은 대형 고객사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규모가 크게 늘었고 제약 사업도 호황을 누렸다. 특히 CJ헬스케어의 매출 효과가 톡톡히 작용했다. CJ헬스케어 매출 3,350억 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한국콜마의 매출 비중은 화장품 부문이 63%, 제약 부문이 37%로 구성돼 있다. 화장품은 기초와 기능성이 80%, 색조가 20%를 차지한다.

중국 매출은 지난해 기준 750억 원으로 나타났고, 올 매출은 지난해 보다 250억 원 늘어난 1,0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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