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앞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자동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자동차 키’가 개발됐다. 특히 공유 자동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대여자와 수여자가 직접 만나 키를 주고 받지 않고 앱으로 디지털키를 공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개발을 완료하고 앞으로 출시될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디지털키는 기존의 자동차 키를 소지하지 않고도 스마트폰만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 운행,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디지털키 기술은 스마트폰과 자동차 간의 근거리 무선통신(NFC) 및 저전력 블루투스(BLE) 통신을 활용해 기존 자동차 키와 똑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디지털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키를 다운로드한 후 스마트폰을 외부 도어핸들에 접촉하면 문을 잠그거나 열 수 있다. 탑승해서는 차량 내 무선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운행이 가능하다. 무선 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도 NFC 기능만 있으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키의 핵심 기술인 NFC는 무선 인식(RFID) 전자태그 기술 중 하나로 리더 단말기와 카드가 접촉하는 순간 수 센티미터의 짧은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해 보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 출입 인증을 위한 NFC 안테나는 운전석과 동승석 외부 도어 핸들에, 시동 인증을 위한 NFC 안테나는 무선 충전기에 각각 탑재돼 있다.

디지털 키는 타인에게 공유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자동차 소유주를 포함해 최대 4명까지 공유할 수 있고 자동차 소유주가 공동 사용자에게 사용기간이나 특정 기능만 사용하게 하는 제한 공유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택배 기사에게 트렁크만 열 수 있는 키를 전송해 배송 물품을 차에 실어놓게 하거나 지인에게 차를 빌려주면서 대여 기간을 한정할 수 있다.

발레파킹이나 정비소 등 디지털키를 공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이용이 불편한 사용자를 위해 신용카드 크기의 카드 키와 기존 스마트키도 따로 제공된다.

앞으로 공유 자동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대여자와 수여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키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개인화 프로필 적용, 주차 위치 확인 등이 가능해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디지털키는 탑승 시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고 미리 설정해놓은 아웃사이드미러, 운전석과 운전대 위치, 전방표시장치(HUD) 및 AVN 설정 등이 자동 변경되는 차량 개인화 프로필이 적용돼 운전자들의 편의를 한층 향상시켰다.

한편, 디지털키는 원격제어도 가능하다. BLE 통신을 통해 스마트폰 앱과 차량이 연결되면 앱에 원격 제어 버튼이 활성화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수 미터 내에서 차량의 시동, 도어와 트렁크를 원격 잠금·해제, 비상경보 작동 등을 할 수 있다. 향후 자동 주차 기능을 지원하는 자동차가 나오면 이 역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디지털키 기술은 차량과 스마트폰의 커넥티드 기술의 첫걸음으로 자동차 이용의 편의성과 다양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와이파이, 초광대역 통신(UWB) 등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은 물론 생체 인식 등 다양한 ICT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