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로드솝 화장품(길거리 매장)이 생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주요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경쟁관계를 넘어 단체행동에 나섰다.

국내 대표 5개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1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화장품가맹점 연합회를 출범했다.

연합회 구성은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가맹점주들로 소속 인원만 5,000여 명이다.

연합회는 “본사의 불공정한 영업형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앞으로 본사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국회에 법적 보호장치 마련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연합회는 “2016년 사드 여파로 화장품 매출이 하락했지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5개 브랜드 본사 매출은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1.26배 상승하는데 그쳤다”며 “물가 상승률 고려하면 가맹점주 매출만 답보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다양한 불공정까지 더해져 가맹점 경영여건 악화가 심화되면서 경쟁을 뒤로 한 채 연합회를 결성하게 되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연합회는 매출은 답보 상태인 가운데 ▲가맹점을 배제한 판매경로 다각화 ▲면세 화장품 불법 유통 ▲본사의 과도한 할인정책 등의 불공정행위로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본사에 생상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내 5개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이 1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화장품가맹점 연합'회를 출범하고 불공정행위에 맞서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사진=전국 화장품가맹점 연합회
국내 5개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이 1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 화장품가맹점 연합'회를 출범하고 불공정행위에 맞서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사진=전국 화장품가맹점 연합회

연합회는 본사가 가맹점을 배제한 채 다양한 온라인 판매경로를 확보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 제품의 경우 가맹점은 공급받지도 못하는데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거나 가맹점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에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등의 행태를 꼽았다. 이 과정에서 광고 판촉비를 가맹점이 분담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온 점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또 가맹본사의 과도한 할인정책과 불공정한 할인 분담금 정산이 가맹점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5개 브랜드 중 가장 모범적으로 알려진 이니스프리의 경우에 할인 금액의 3분의 2를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다.

연합회는 관광진흥 등을 목적으로 세금을 면제받은 면세 화장품이 국내 시장에 불 법유통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해 당국과 본사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내면세점에서 국산 면세품을 구입하면 내국인들은 공항 출국장에서만 인도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면세품 현장 인도제’를 통해 즉시 수령이 가능한다. 이를 악용한 조직적 대량 대리구매로 면세 화장품이 가맹점주들의 본사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세금 탈루와 유통질서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 인도제 남용 개선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과 화장품 법 관련 고시나 면세점 운영 규정에 ‘면세품’표시의 의무화로 일반 판매품과 구별해 불법 유통과 세금 탈루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맹본사가 온라인을 통한 본사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키워온 가맹점주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공급가격 차등으로 도매상에 저가로 공급한 상품이 가맹점주 수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온라인 판매되고 있다”며 “가맹점에서는 공급받기 어려운 인기 제품이 본사 온라인 직영몰에서는 원활히 수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합회는 화장품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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