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스마트폰이 사라졌다
[정은상 창직칼럼] 스마트폰이 사라졌다
  • 정은상
  • 승인 2019.05.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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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스마트폰이 사라졌다. 우리가 하루 종일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이제 더 이상 폰phone이 아니다. 게임기도 아니며 문자를 주고 받거나 사진 촬영을 하는 정도의 물건이 아니다. 그건 매직 램프다. 아직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적절한 용어를 찾지 못해 여전히 스마트폰이라 부르지만 폰 만이 아닌 온갖 다양하고 놀라운 기능을 가진지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면서 자신은 고고하게 그 따위 신종 기기에 현혹되지 않는다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면서 등교하면 담임교사에게 맡기고 하교할 때 찾아간다. 집에서 어떤 부모들은 학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잠금 장치를 해놓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쓸데없는 기우다. 한번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 아무리 부모나 교사가 말려도 학생들은 눈치보며 게임을 즐기고 유튜브를 시청한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하니 이 얼마나 낭비인가? 교사나 부모를 포함한 기성 세대는 천편일률적인 지시와 정보에 순응하던 시대를 살았다. 직장에서 점심 때가 되면 구내식당에서 미리 정해 놓은 식사를 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식당에서 여러가지 토핑을 선택하는 일을 오히려 번거로워 한다. 매스 미디어인 지상파 방송이나 종이 신문을 읽어야 마음이 놓인다. 지금의 6070대나 이들로부터 혹독하게 훈련받은 4050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소셜 미디어의 위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의 뿌리가 너무 깊어서 그렇다. 그래서 나이와 상관없이 꼰대 소리를 듣는다.

매직 램프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지하게 많다. 우선 어릴 때부터 서칭searching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진짜와 쓰레기가 혼재되어 있는 정보의 바다에서 얼마나 빨리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요술 도구 하나로 자신의 평생직업을 만들 수도 있다. 무슨 일이든 남들보다 한 수 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 그런데 두뇌가 가장 발달하는 10대의 우리 청소년들은 부모와 교사의 강요에 못이겨 암기 위주의 시험 공부에만 혼신의 힘을 쏟는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학생들이 그러다가 대학을 가서야 부모와 교사의 감시에서 벗어나지만 두뇌 활동의 절정기를 놓쳐 버리기 때문에 너무 늦은감이 있다며 아쉬워 한다.

필자도 한 때 스마트폰에 쏙 빠져 들면 종이책 읽기에 지장을 줄까봐 걱정하면서 일부러 스마트폰을 멀리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이 기이한 물건은 이미 우리 신체의 일부가 된 지 오래되었고 더 깊이 연구하고 적용해야 할 미지의 세상을 품고 있다. 그래서 매주 신당동 J중학교 1학년 창직반을 지도하면서 스마트폰이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수준을 능가하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한 학기가 끝나면 학생들이 어느 정도 수준의 서칭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2007년에 스티브 잡스가 만들었고 우리나라에는 2009년 말에 들어왔지만 지금까지 엄청난 진화를 거듭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이제 세상에는 스마트폰을 폰으로 사용하는 자와 매직 램프로 활용하는 자로 이미 나뉘어졌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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