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소상공인 ‘재도전 특별자금’ 신청이 접수 첫날 총예산 100억 원이 소진돼 마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재도전 특별자금은 사업성은 우수하나 신용악화로 경영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안정자금 지원 제도다.

조기 마감 사태가 벌어지자 소상공인 시장 진흥공단은 “재도전 특별자금에 대한 수요가 많아 예산을 더 확보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애초 공단은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재도전 특별자금 접수 개시 안내’ 공지문을 띄웠다. 공지문에 의하면 접수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로 되어있다. 그리고 선착순이라든가 조기 마감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공단은 공지에서 밝힌 것처럼 4월 1일까지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접수 첫날 총예산 100억 원이 모두 소진돼 조기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접수는 4월 중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재도전 특별자금’ 조기 마감과 관련해 신청자들의 불만이 터지는 가운데 인터넷에 올라온 한 블로그 글이 눈에 띄었다.

A행정사무소는 ‘조기 마감된 재도전 특별자금을 지켜보며’라는 글을 통해 관련 당국의 행정처리 미숙을 비난했다. 오른손에 장애를 가진 소상공인에게 재도전 특별자금 서류를 워드로 작성해줄 것을 의뢰받았다. 마감이 4월 1일이라는 말에 29일에 작성을 완료해 전달했더니, 이미 28일 마감되었다는 것이다.

A행정사무소는 신청 안내자료에 조기 마감될 수 있다는 그 어떤 내용도 없었다며 만약 선착순 접수였다면 접수창구에서 밤을 지새웠을 정도로 절박한 분이라고 했다. 접수 마감 소식을 들고 대노한 소상공인은 접수창구에 찾아가 실무자와 목소리를 높인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A행정사무소는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아마추어 행정이라며 고객인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소상공인 시장 진흥공단은 29일 공지를 통해 “추가 접수에서 추가로 확보한 예산이 초과되는 경우에는 더 이상 추가 접수는 없으며 접수를 조기 마감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선착순으로 마감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조치가 나오는 것은 소상공인들의 필요한 자금이 비해 정책금융 예산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7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우수 기술기업 재도전 특별자금 보증지원을 확대해 다른 부처 소관 정책금융기관 등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의 자금 신청이 이렇게 몰리는 이유는 한마디로 어렵기 때문이다. 공단이 스스로 만든 규칙을 지키지 않아 접수 기회조차 박탈당한 소상공인들은 허탈할 뿐이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 보겠다는 소상공인을 두 번 울리는 꼴이다. 더구나 추가 접수를 하겠다며 선착순에 기대는 것은 문제가 없는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 자금 신청을 위해 접수창구에서 밤을 새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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