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세계는 넓고 진출은 어렵다” 2019년 해외 수출은 감소할 전망이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외 탈출이 활발하다. 특히 제품의 경쟁력만 갖춰진다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 진출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역시 “아는 게 힘”이다.

우리나라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류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해외시장 성공전략과 전망’도 베트남에 이어 아세안 국가들의 시장 상황과 현지 사정을 함께 짚어본다. 유망-부진품목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선정했다.

[해외시장 성공전략과 전망’ ⑮필리핀]

두테르테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대규모 인프라 개발과 이에 따른 투자 활성화로 경기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 소비가 GDP의 70%에 달할 정도로 소비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해외근로자의 국내 송금액이 늘어나 소비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입에 대한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고인플레이션과 페소화 평가절하 등의 악재가 지속될 경우 소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미국 간 무역전쟁 장기화와 두테르테 대통령의 연방주의 도입 움직임 등은 아세안 지역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 지속성장 유지 아세안 국가 중 2위...대부분 수입 의존

필리핀은 지속적인 성장세 유지하고 있다. 2017년 6.7% 성장을 기록하며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7년까지 필리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면서 사상 최초 수입액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입 증가 폭이 큰 제품은 철강, 건설자재 및 차량 등으로 두테르테 정권의 인프라 건설과 민간 건설 붐으로 인해 관련 제품 수입이 증가율 상위권을 기록했다.

주요 교역국은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및 아세안(ASEAN) 회원국이며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소비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6% 후반대 성장률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며 아세안 시장의 관문으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2019 아시아 푸드 엑스포’가 오는 9월 11~14일 마닐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다.지난해 행사 사진은 엑스포조직위원회
‘2019 아시아 푸드 엑스포’가 오는 9월 11~14일 마닐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행사 사진=엑스포조직위원회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필리핀은 외국인 투자와 화교 자본에 의해 경제가 성장했다. 소득 양극화가 심해 빈부 격차, 산업별 편차, 수도권 집중 등 여러 면에서 양극화가 뚜렷한 특징은 지니고 있다.

필리핀은 저개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산업 비중 (2017년 기준 서비스 59.8%, 제조 30.6%, 농업 9.6%)이 높고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서비스업에서는 관광, BPO, 건설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제조업은 전자, 반도체 분야에 집중돼 있다. 섬유산업은 하향세, 기타 식품과 의료 산업이 발달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7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당초 목표인 8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100억5,000만 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고치 기록했다.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FDI 실적은 57억 5,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42.4%의 증가세 나타냈다. 조세 인센티브 축소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호황에 주목한 외국기업들의 투자는 현재 상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처럼 필리핀도 유통, 전자, 제약 분야 중심의 화교자본의 영향력이 막강하며 필리핀 주요 산업에 독과점을 통해 산업 자체를 장악하고 있다.

· 수출 70%는 현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전자분야 외국기업이 주도

한국과 필리핀 교역은 2018년 8월 기준으로 총 교역액은 100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규모다.

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필리핀의 수출은 2018년 7월 기준으로 387억4,400만 달러를 기록해 2.8%가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홍콩,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이다. 대 한국 수출은 7월 기준 13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2% 감소했다.

주요 품목은 전자 집적회로, 자동자료처리 기계 및 단위기기, 절연 전선 및 케이블, 다이오

드‧트랜지스터 및 관련 반도체 디바이스, 수송용 선박 등이다. 특히 전자 및 반도체의 경우 등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삼성전자, 산요(Sanyo), 인텔(Intel) 등 다국적 전자회사가 다수 진출해 반제품 및 완제품 제조 및 수출이 주를 이룬다.

수출의 70%를 반도체, 전자 분야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수출금액이 필리핀 전체 수출의 60%에 이를 정도로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수입은 최근 3년간 평균 17%에 육박하는 꾸준한 증가세로 보여 수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2018년 7월 기준 수입은 612억3,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주요 수입국은 중국, 한국, 일본, 미국, 태국 등이며 2018년 7월 기준 한국산 수입이 62억 5,600만 달러로 수입 점유율은 10.2%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으로 점유율이 19.3%다.

주요 품목은 전자 집적회로, 석유류, 승용차, 토탄, 전자 사무용기기 부품, 구리광, 항공기 등이다. 한국산 주요 수입 품목은 전자부품, 광물성연료, 수송기계, 비철금속제품, 정밀화학제품, 철강제품 등이다.

‘2019 아시아 푸드 엑스포’가 오는 9월 11~14일 마닐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다.지난해 행사 사진은 엑스포조직위원회
지난해 열린 ‘2017 아시아 푸드 엑스포’에 참가한 한 업체갸 빙수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행사 사진=엑스포 조직위원회

· 소득양극화 뚜렷해 가격에 민감하고 저가제품 선호

필리핀은 민간 소비의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상권은 중국 복건성 출신의 화교가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1억 명이 넘는 인구는 경기 호황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로 소비활동이 왕성해지는 추세다. GDP의 8〜10%를 차지하는 해외근로자(Oversea Filipino Worker)의 국내 송금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상위 3~5%의 상류층은 잦은 해외여행과 명품을 선호하는 등 극심한 빈부격차와 이에 따른 소비의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인구의 20%는 절대 빈곤층으로 하루 2불 정도의 비용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어 빈곤구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산층이 미약해 소비시장도 고가시장(초대형 현대식 쇼핑센터)과 저가시장(재래시장)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소득 양극화가 뚜렷한 특징으로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 상권이 현지 대기업들이 조성한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품의 유통이나 소비 또한 전국에 퍼져있는 쇼핑몰에서 대부분이 이루어진다.

필리핀 사람들의 특성은 느리고 불투명한 의사 결정에 부조리가 만연돼 있다. 상거래 관행은 신속하지 못하고 동일 제품에 대해서도 유사 제품과 비교 등에 많은 기간을 할애해야 할 정도다. 의사결정 또한 일관적이지 않아 거래 제의에도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형 프로젝트, 광산 사업 등은 브로커나 인·허가권자 사이에 부조리가 만연돼 있어 의사 결정권자 및 단계 별 관리자에 일정한 수준의 뇌물을 주지 않으면 사업이 원활하게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 현지 유통업자 통해 진출해야...부조리 만연 뒷돈 요구 빈번

코트라 필리핀 무역관은 필리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장동향, 가격동향, 바이어 성향, 상거래 관습, 관련 규제·법령 등 진출 전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숙지하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한다. 특히 소량주문에 대한 거부감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제품에 따라 현지 세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거나 수입면허를 보유한 현지 기업을 통해서만 수출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수입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기간이 더 소요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신속하게 처리를 해주는 대신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국 제품을 직접판매하기 쉽지 않아 현지 유통업자를 통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이는 외국인(기업)에 소매업 지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 운송, 선적물량, 대금결제 방법 등 수입업자와 계약조건에 대해 충분한 협상이 필요하다. 다만 바이어 특성상 의사 결정에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타임라인에 유의해야 한다.

현지 제조업이 미약해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지만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 가격경쟁력 확보가 품질보다 우선시 되는 경우가 잦다.

· 수출액 20%이상 증가 품목과 면류, 섬유제품 등 유망

유망품목은 필리핀 통계청 HS CODE 별 對 필리핀 수출액이 20% 이상 증가하는 품목을 선정했다. 정부 주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관련 업계 제품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한류 영향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로 면류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으며 폴리에스터직물과 섬유제품, 편직물, 철 및 비합금강, 자동차 부품의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유망 서비스로는 건설‧플랜트, 보건·의료, 여행·관광서비스, 문화교육 콘텐츠, 프랜차이즈 등이 꼽힌다.

[유망 품목]

▲개나 고양이용 사료 ▲기타 화장품 ▲시멘트 클링커 ▲도자제의 판석과 포장용·노용 또는 벽용의 타일 ▲공기조절기 ▲중량 측정기기 ▲알루미늄의 봉과 프로파일 ▲엑스커베이터 ▲고정식 축전기 ▲전자집적회로 부분품 ▲광섬유 케이블 ▲비행기 부분품 ▲메리야스 편물이나 뜨개질 편물 ▲도자제의 설거지통 ▲철강으로 만든 널말뚝 ▲기타 화장품 ▲니켈 합금으로 만든 관(管)이나 관(管) 연결구류 ▲의약품 기타 ▲650킬로볼트암페어 이하인 변압기 ▲증기원동기용의 응축기

[부진 품목]

▲평직물 ▲테리타월지 ▲방직용 섬유 ▲전체가발 ▲구리의 가루와 플레이크 ▲선박추진용 엔진 ▲착유기 ▲오프셋(offset) 인쇄기계 ▲톱기계 ▲트레일러와 세미트레일러 ▲토지측량기기 부분품 ▲기타 폭탄 ▲2,500CC 이상 승용차 ▲네가토스코프 ▲적산 회전계 부분품 ▲기타 연마기/광택기 ▲합성스테이플섬유 ▲감광유제 ▲펠릿 ▲냉동어류

[수입 제한 품목]

◆세이프가드 △판지 △봉강 △신문용지 ◆TBT 규제 △가정용 살충제 ◆수입금지 △중고차(3톤 이하 차량, 6-12톤 버스, 2.5-6톤의 트럭) △오른쪽핸들 차량 △포르노 제품 / 재료 △중고 의류 및 넝마 △내란 선동 등의 불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서적, 생명의 위협을 담고 있거나, 신체에 해악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적 등 △불법 낙태용 도구 및 약품 등

△도박 용구, 카드, 기구 등 △복권, 경마권 등 △귀금속으로 제조된 예술품 △불량 의약품 및 식품 △기타 법률에 의해 수입이 금지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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