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디지털 이민자
[정은상 창직칼럼] 디지털 이민자
  • 정은상
  • 승인 2019.06.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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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디지털 원주민은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자란 세대이다. 이에 반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대가 바뀌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 갈 수 밖에 없는 기성세대를 일컬어 디지털 이민자라고 부른다. 이것은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Mark Prensky가 자신의 논문 <디지털 원주민, 디지털 이민자>에서 가져온 용어이다. 당신은 디지털 원주민인가 아니면 이민자인가. 이민자가 원주민처럼 그 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려면 무수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용어가 낯설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이민을 간 사람들이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언어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원활한 소통이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언어를 통한 소통이 자연스러워지면 다음에는 원주민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아무리 암기력이 뛰어나 언어를 모두 통째로 외워도 문화를 알아야 적시에 적합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문화 이해하기는 언어 학습보다 더 어렵다. 원주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동화되기 위해서는 이민을 오기 전 몸에 배었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폭넓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또 다른 장벽을 만난다. 그건 바로 새로운 문화에 대한 적응이다. 언어는 어느 정도 익히면 되지만 문화는 생물과 같아서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흐름에는 어떤 맥락이 있다. 이 패턴을 익히고 나면 웬만한 변화에 적응력이 생기고 융통성도 발휘된다.

시대의 흐름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모바일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디지털도 모바일로 융합하고 있다. 모바일은 또 다른 시대이기 때문에 디지털 원주민도 모바일의 이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면 디지털 원주민 조차 현실에 안주하게 될 때 조만간 모바일 원주민에 밀려 모바일 이민자로 살아가야 할 형편이 된다는 뜻이다. 2000년 이후 출생자는 10년 전 인류에게 안겨 진 모바일을 신체의 일부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제 겨우 두 돌을 지난 필자의 손자는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하지만 아이패드를 주면 스스로 원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 플레이하고 정지 버튼을 누를 줄 안다. 이런 현상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세월 앞에서 원주민으로 일시 살아가다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나면 다시 이민자로 살아가야 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고 있을지 모른다. 결국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평소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 정신과 실행력이 있으면 어떤 변화의 물결이 닥쳐와도 거뜬히 이겨낸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의 지진아가 되어 허우적 거리며 따라가기 늘 바쁘다. 이왕 점점 더 빨리 흘러가는 세상에 살면서 그래도 한가닥 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며 그 속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아가는 현실적인 이민자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너무 원주민만 부러워 할 것도 아니지 않은가. 원주민도 언젠가는 이민자가 되는 시대에 탁월한 적응력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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