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글을 쓰는 이에게 고객은 독자이다. 강연하는 이에게 고객은 청중이다. 물건을 파는 이에게 고객은 구매자다.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헛다리를 짚게 된다. 고객을 먼저 파악하고 준비하고 다가가라. 고객이 무엇을 보고 듣고 싶어하는지 알면 공감과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글을 쓴다면 지속적으로 글을 읽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얼마나 글쓴이에게 공감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필자는 10년이 넘도록 창직칼럼을 실은 주간 뉴스레터를 발행하는데 이것은 독자의 피드백을 파악하는데 아주 좋은 툴이다. 가끔씩 만나는 독자들이 한마디씩 건네주는 말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강연의 경우는 아무리 사전에 청중의 수준이나 상황을 전해 들어도 실제 현장에 가보면 예상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강연하기 전에는 반드시 현장에 미리 가서 상황을 파악한다. 시간이 되어 강연장에 들어오는 청중들의 면면을 살피며 어떤 말로 강연을 시작할지 결정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강연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강연 내내 필자의 의도에 맞는 분위기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강연 중이라도 청중의 분위기가 예상과 달라지면 임기응변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기도 한다.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유머와 위트도 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을 쓸 때와는 달리 강연은 짧은 순간에 고객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며 몸으로 체득하는 요령이 요구된다. 필자의 경우는 강연을 마치고 반드시 담당자에게 문자나 카톡으로 강연이 어땠는지 피드백을 받아 둔다.

독자나 청중처럼 고객도 생물처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자칫 넘겨짚거나 오판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에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 유익하다. 왜냐하면 강연자의 최고의 희망은 앵콜 강연이기 때문이다. 한번 초청했는데 다시 초청하기란 쉽지 않다. 고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험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으로 다양한 사례를 직간접으로 접해 봐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안도 직접 겪으며 배울 수 밖에 없다. 동물적 감각으로 고객을 제대로 파악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끊임없는 학습을 병행해야 한다. 그냥 입에서 입으로 또는 귀에서 귀로 전해오는 정도로는 고객의 니즈needs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위한 패턴에 익숙해지면 설령 예외적인 상황이 생기더라도 어느 정도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창직으로 평생직업을 찾아내는 것은 비즈니스의 대상이 되는 규정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직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고객이 없는 직업은 의미가 없다. 정확하게 누가 고객이며 그 고객은 과연 무엇을 평생직업을 만든 자에게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논리같지만 실상 이렇게 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경우가 꽤 많다. 결국 평생직업은 스스로 선언만 한다고 생겨나지 않고 궁극적으로 고객이 평생직업으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곁가지는 쳐내더라도 본질적인 고객 만족을 위한 발걸음은 결코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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