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영국 가전제품 제조회사 다이슨이 올해 초 본사의 싱가포르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이슨의 모든 생산과 대부분의 투자가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정현 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은 다이슨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전기자동차 공장을 짓는 이유를 분석했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다이슨이 내년에 다이슨 최초의 전기차 공장을 설립해 2021년 최초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이슨은 2003년도에 전자가전의 영국 내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생산시설이 있는 상태다. 이에 다이슨의 소비자와 제조업체의 대부분이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으며, 2017년 순이익 성장의 75%가 아시아시장에서 비롯됐다.

다이슨의 제품개발은 남서 잉글랜드에서 계속된다. 크리에이티브 및 엔지니어링 분야 또한 영국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다이슨은 올해 1월 기준 싱가포르 내 1,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연구 및 운영 부문의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개관한 5억8,700만 싱가포르 달러 상당의 다이슨 싱가포르 기술센터 또한 두 배 이상 확대할 전망이다.

‧ 전기차 공장 왜 싱가포르인가.

싱가포르는 아직 시장규모는 미약하다. 하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정책과 글로벌한 제조 기반, 그리고 SP그룹의 2020년까지 총 1,000대의 전기차충전소 설치 계획과 더불어 싱가포르 전기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안정되고 일관된 정부 정책과 친기업정책으로 글로벌 기업의 싱가포르 내 유치를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17%의 낮은 법인세, 영어 공용화, 정치적 안정성과 탄탄한 사회 및 산업 인프라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지난해 World Bank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2위로 꼽혔다.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한 교수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정부 지원으로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 시티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다이슨과 같은 신규 전기차 시장 진입자들에게는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전기차 사업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과 22개의 FTA를 체결해 다이슨의 전기차 시장 진출에 이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로봇 등 첨단 기술화된 제조업, 전문인력 확보 용이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은 다이슨의 전기차 공장설립 발표 이후 다른 전기차 업체들과도 싱가포르 진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더 많은 전기차 업체 유치를 통해 전기차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발전된 제조업 또한 다이슨의 싱가포르 내 자동차 제조공장 설치 이유 중 하나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의 Kiren Kumar는 “싱가포르 제조업의 로봇과 자동화 등 첨단기술의 활발한 도입이 다이슨의 이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비즈니스허브로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첨단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고성장 시장인 아시아 진출을 원하는 기업에 최적이다.

중국 중산층의 대폭 성장과 인도와 아세안 지역의 경제 성장 또한 비즈니스 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개방형 경제를 추구하는 싱가포르는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문화적 진입장벽이 낮아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원활하다.

다이슨의 Jim Rowan CEO는 최근 몇 년간 아시아에서의 회사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싱가포르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이슨은 중국 시장의 발전과 인도, 동남아시아의 기술 수용 전망 또한 본사 이전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싱가포르 진출 확대 전망

다이슨의 본사 이전 소식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싱가포르 진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현 싱가포르 싱가포르무역관 은 “전기차 산업의 개발로 싱가포르의 AI,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 인접 산업의 역량 강화에도 귀추가 주목돼 관련 우리 기업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loomberg는 다이슨이 향후 4년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2,000명 이상 고용 계획과 싱가포르 내 전자 엔지니어의 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의 택시운영회사 ComfortDelgro와 차량호출서비스 업체 그랩이 현대 Ioniq 하이브리드차와 코나 전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다이슨이 테슬라와 같은 유명업체들과의 경쟁에 대비해 차량호출서비스 업체와 협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현 무역과은 “우리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업체는 물론 자동차 배터리 업체는 다이슨의 전기차 시장 진출로 인한 업계 영향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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