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방송, 신문, TV, 영화, 잡지 등의 매스 미디어mass media는 저물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시대가 활짝 열렸다. 꽤 오랫동안 승승장구하며 영역을 넓혀 왔던 매스 미디어가 12년 전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사정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매스 미디어는 고용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소셜 미디어는 자영업 사회와 관련이 깊다. 더 이상 매스 미디어에서 개인의 가치와 부를 창출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스 미디어에 목을 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요리 관련 지상파 방송을 녹화를 하기 위해 어느 자그마한 식당에 방송사 직원들이 십여명 우루루 몰려와 대단한 촬영 장비를 사용해 1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촬영하느라 하루 종일 북적대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스마트폰 하나면 될 일인데 여전히 고화질의 카메라와 이렇게 많은 스태프를 동원해야 한다니 시대에 맞지 않다.

최일구씨는 MBC 뉴스데스크 출신의 유명 앵커였다. 얼마전 서울시 50플러스 중부캠퍼스 1층 서재에서 있었던 “내가 미디어가 되는 시대"에 출연해서 MBC를 퇴사하고 난 후 빚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파산하고 난 후 새롭게 시작한 자신의 인생이모작을 소개했다. 눈물 나는 역경을 이겨내고 이제는 자신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었다. 거의 두 시간 내내 청중을 웃기며 울리며 들었다놨다 했다. 사실 필자도 그의 인생 스토리를 몰랐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참석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그의 팬이 되었다. 이렇게 소셜 미디어의 파워는 대단하다. 매스 미디어는 자격을 갖추고 열심히 노력해서 경쟁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지만 소셜 미디어는 반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스토리만으로도 얼마든지 정상에 우뚝 설 수 있다.

최일구 앵커처럼 노래면 노래, 개그면 개그, 강연이면 강연 모든 것을 스스로 연출해서 자신만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게 소셜 미디어이다. 매스 미디어는 정상에 오르기가 무척 어렵지만 어느날 갑자기 내려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내려가야만 한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반대로 천천히 이륙하지만 꾸준하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 자신을 겸허하게 낮추고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소셜 미디어는 차츰 날개를 펴고 창공을 날아다니게 되는 원리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감지한다면 더 이상 매스 미디어 시장은 설 곳이 없고 소셜 미디어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함이 명백해진다. 아무튼 최일구 앵커의 변신은 필자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물론 매스 미디어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미디어가 되는 세상에서는 누구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던져준다.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도무지 소통조차 어렵다. 워낙 오랫동안 매스 미디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자신이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한번 생각을 바꿔 생산자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면 그때부터는 확실하게 자신이 미디어가 되는 소셜 미디어에 친숙하게 될 것이다. 최근 유튜브나 카카오TV 등 1인 미디어에 올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소비자가 매스 미디어보다 소셜 미디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명령이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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