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국내 1위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이 점포 200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대규모 매장 폐쇄는 국내 유통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13일 오프라인 점포 700여개 중 성과가 나지 않는 점포 200여개를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폐쇄 대상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매장이다. 이들 오프라인 점포은 모두 700여 개 정도 된다. 약 30%가 정리대상인 셈이다.

오프라인 점포 중 412개인 롯데슈퍼를 70개 이상, 124개인 마트를 50개 이상, 131개인 롭스는 20개 이상, 51개인 백화점 및 아울렛은 5개이상 폐점할 계획이다. 정리 작업은 3~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13일 오프라인 점포 700여개 중 성과가 나지 않는 점포 200여개를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롯데
롯데쇼핑은 13일 오프라인 점포 700여개 중 성과가 나지 않는 점포 200여개를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50개 이상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롯데

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실적 부진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적자 규모가 1조164억원으로 2018년 4분기 순손실 4,492억 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7조6,328억원, 영업이익은 4,27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1%, 28.3% 줄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렇다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유통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이 늦었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에서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다.

시장은 유통업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유통 업체들은 오랫동안 오프라인 시장에 머물렀다.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눈을 돌려 뛰어들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밀레니언 세대의 구매 형태가 급속도로 변해 신생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업체와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의 공동구매 등이 놀라운 성장을 보이는 동안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이 비슷한 상품으로 온라인에서 경쟁하는 상태였다.

이런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을 놓친 데다 시장을 끌고 갈 새로운 유통 모델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적 쇼크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실적 쇼크'로 이어지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르렀다.

오프라인 점포 폐쇄로 인력 구조 조정도 불파피할 전망이다. 롯데쇼핑 측은 "폐점되는 점포의 인력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00개 점포 인력을 모두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전체 인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계약사로 전환배치하든가 본사 신규 채용 규모를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또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유통 회사'를 버리고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본부를 신설해 통합적 의사결정을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각 사업부는 상품 개발과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롯데쇼핑의 총 매장 공간과 축적된 상품기획(MD) 노하우, 3,900만 명에 달하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는 주요 자산이다. 서비스 회사에서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이 다른 유통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1,50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전년보다 67.4% 감소했다.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13년 7,350억 원의 5분의 1토막 수준이다.

결국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잡화점 '삐에로쇼핑'의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외 이마트 계열 헬스케어·화장품 전문점인 '부츠'도 33개 점포 중 절반이 넘는 18개를 닫기로 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다른 브랜드도 효율이 낮은 점포도 폐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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