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한장면.
영화 '기생충'의 한장면.

[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전 세계를 흥분시킨 가운데 한국 국적 항공사의 비행기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기생충이 기내 상영 영화 선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영화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기내에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연내 60편에서 400여편으로 늘린다. 새로 업데이트되는 영화 콘텐츠를 월평균 18편에서 40여편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고객 중 약 70%가 영화 콘텐츠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국 고전 영화와 인도 영화 등을 신규 서비스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생충은 새 영화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대한항공의 기내 상영 영화 선정 기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기내 상영에서 제외되는 영화는 여객기 사고 장면 등 승객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영화나, 특정 국가나 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이나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 정치·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 등이다.

기생충의 경우 빈부 격차 등 한국의 부정적인 내용을 다뤄 기내 상영 목록에서 빠졌다. 다소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도 걸림돌이었다. 세계적으로는 양극화 등 사회 문제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담았다는 극찬을 받았지만 대한항공 기내 상영 기준에는 벗어난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5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당시 내부적으로 기내 상영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정적인 장면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상영 목록에서 제외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상영 영화 선정 기준은 전체관람가나 15세 이하의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 혐오 공포 불쾌감을 조성하지 않는 영화 등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빈부 격차를 이처럼 다각도로 풀어낸 영화는 안되고 빈부 격차를 직격한 영화는 되는 건가”(j2ok****) 라는 의견과 반면에 “수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폭력성과 선정성으로 기내에서 방영할만한 내용은 아니다”(hsj9****)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 세계적으로 1억7,042만달러(약 2,0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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