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삼성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삼성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마스크 부족에 기술 지원과 전 세계 네트워크 지원, 마스크 기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국내 마스크 생산량 증대 지원에 나서 제조사 3개 업체의 생산량을 약 50% 증대시켰고,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수입에 나선 정부를 지원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개를 기부했다.

ㆍ마스크 제조기업 생산량 증대 지원… 기존 설비 활용 생산성 극대화

삼성은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E&W(경기도 안성시) ▲에버그린(경기도 안양시) ▲레스텍(대전광역시 유성구) 등 3개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지난 3일부터 제조 전문가들을 파견해 지원을 시작했다.

삼성은 이들 기업에 평균 25년의 제조 설비 전문가 30여명을 파견해 10일간 상주하면서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E&W은 마스크를 하루 50만장 생산한다. 그러나 신규 장비를 들여왔으나 전문 엔지니어가 없어 설치조차 하지 못했다.

E&W 배경수 본부장은 “기존에 생산량을 늘리려고 신규 장비를 도입했는데 설치를 못해서 라인을 가동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달초 E&W에 제조 설비 분야 베테랑들을 급파했다. 파견된 삼성 스마트 공장 전문 엔지니어들이 신규 장비를 프로그래밍 하고 설치 완료했다.

또한 포장 작업대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자재 이동형 배차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작업효율화로 생산성을 20% 이상 높이고, 물류이동 시간도 50% 이상 단축했다.

대전에 위치한 레스텍. 레스텍은 마스크를 하루에 13만장 생산하지만 몰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시급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 지원센터에서 파견된 제조 전문가들은 포장 기계 센서를 개선하고 포장과 인쇄가 한 번에 가능하도록 공정을 단축시켰다.

또한 마스크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금형의 마모현상으로 불량률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고 광주에 위치한 삼성 정밀금형센터에서 긴급으로 신규 금형을 제작해 지원했다.

마스크 제조업체의 금형이 취약해서 생산에 차질이 있다는 말을 들은 삼성전자 박민상 프로는 “중국에 금형 제작을 요청하면 적어도 한 달 길게는 두 달이상 걸린다고 했지만 저희는 7일 만에 제작했다”고 밝혔다.

레스텍 박나원 공장장은 “주말까지 나와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같이 겪으면서 개선해주시고 이런 건 정말 처음봤다”며 “동선에서 생산량까지 모든 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월 전남 장성군의 화진산업에 스마트 공장 전문가들을 투입해 마스크 제조 라인의 레이아웃 최적화와 병목공정 해소 등 설비 효율화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이 하루 4만개에서 10만개로 크게 늘어났다.

화진산업은 지난해 하반기에 스마트 공장 지원프로그램을 받았고 신규로 마스크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필터와 같은 원자재 부족, 새롭게 구축한 라인의 불안정 등 예측하지 못한 일에 직면하자 다시 한번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 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긴급 지원에 나선 삼성은 설비 배치를 제작 공간에 최적화시키고, 부족한 필터 원료는 신규 공급처 연결로 수급이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용 마스크 금형을 제공하기도 했다.

삼성의 지원 덕에 하루 8만개 생산량이 12만개로 늘었고 설비가동효율도 50%에서 90%까지 증대시켰다.

이현철 화진산업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전문가팀을 전격 지원해 줘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고, 이에 따른 기업으로서 사명감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돼 노마진 마스크 판매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화진산업은 공영홈쇼핑의 노마진 마스크 판매에 100만장씩 기탁하기도 했다.

삼성은 긴급 지원에 나선 마스크 제조사 3곳의 1일 생산량이 총 71만장이었으나 기술 지원으로 인해 52%가 향상된 약 108만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스크 생산성 향상에 긴급 파견된 삼성전자 서광진 프로는 “마스크 생산하는 업체가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금형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고 말했다.

삼성전자 김영오 프로는 “마스크 생산이라도 잘 돼서 전 국민들에게 자유롭게 보급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ㆍ삼성전자 삼성물산, 정부 마스크 핵심소재 필터 수입 공조

삼성은 정부가 해외에서 마스크 제조의 핵심소재인 필터((Melt Blown·MB)을 수입하는데 적극 협조했다. 마스크 필터를 정부가 찾아내고 삼성이 들여온 것이다.

정부가 전 세계를 뒤져 국내 제조사에 맞은 필터를 찾았으나 직접 해외 업체와 계약하기엔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힘을 빌렸다.

정부와 삼성의 공조가 결실을 맺은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첫 수입 물량 2.5톤이 국내 마스크 제조공장 4곳에 26일 공급된다. 수입된 필터로 최대 250만장의 마스크가 추가로 생산된다.

이번에 수입된 필터는 지난 지난 달초부터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별 사양에 맞는 멜트블로운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총 28종의 샘플 중 단 2개만 KF(Korea Filter) 기준 규격에 딱 맞았다.

산업부는 성능 평가를 통과한 필터를 최대한 빠르게 들여오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정부가 직접 해외 업체와 계약하기엔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해외 필터 제조업체와 직계약으로 수입한 뒤 전량 조달청에 넘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삼성은 해외에서 구입한 필터를 원가 그대로 정부에 넘겼다. 조달청은 기존 40일이 걸리던 계약기간을 5일로 단축했고 산업부는 중간에서 이러한 과정을 조율했다.

현재 도입이 확정돼 6월까지 순차적으로 도착할 수입 물량은 총 53톤이다. 다음 주에도 4.5톤이 국내 도착할 예정이다.

ㆍ글로벌 네크워크 통해 확보한 28만개, 고객사로부터 기증받은 5만개 기부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캐나다, 콜롬비아, 중국, 홍콩 등에서 마스크 28만4,000개를 긴급 확보했다. 이를 국내로 수입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지역에 기부했다.

삼성은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마스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해지는 대로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유통업체를 통해 이를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는 중국의 한 반도체 고객사가 직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보내온 마스크 5만개를 방역용품 부족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위기 극복에 헌신하고 있는 대구광역시 의사회에 재기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스크와 같은 방역 용품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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