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월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스크리닝 이미지 분석실 등을 시찰하며 설명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난 2월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스크리닝 이미지 분석실에서 설명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췌장염 치료제와 혈액 항응고제 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된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 보다 효능이 수백 배 뛰어난 수준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혈액 항응고제 및 급성 췌장염 치료제의 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매우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가졌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나파모스타트’는 연구소가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분석한 약 3,000여 종의 약물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된 렘데시비르와 비교 시 수백 배 우수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진입 시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TMPRSS2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한다는 최근 독일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TMPRSS2 억제 약물인 ‘나파모스타트’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원숭이의 신장 세포 대신 사람의 폐 세포를 활용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분석하고 결과를 비교 검증했다.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5월 12일(현지시간) 공개됐으며, 연구소는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특허를 지난 4월 20일 출원한 바 있다. 논문 제목은 Comparative analysis of antiviral efficacy of FDA-approved drugs against SARS-CoV-2 in human lung cells: Nafamostat is the most potent antiviral drug candidate. (https://doi.org/10.1101/2020.05.12.090035)

나파모스타트 연구 논문에 게재된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 사이트 갭처

연구진은 “현재 혈액 항응고제와 항염증제로 사용 중인 ‘나파모스타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항바이러스 효과가 추가돼 ‘일석이조’의 치료 효과로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 폐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에서‘나파모스타트’관련 코로나19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향후 임상에서의 효능 확인을 통해 실제 치료제로 사용가능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0개 병원이 참여한 연구자임상시험 (총괄책임자 경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배인규 교수)이 식약처의 승인을 거쳐 수행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보다 세포수준에서 수백 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종식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파모스타트’는 원래 항응고제로 사용되어온 약물이므로 코로나19 폐렴의 주요 병리인 혈전 등의 폐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허가되었거나 개발 단계의 약물 중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적용 가능한 약물을 찾는 소위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지난 2월부터 수행해왔다.

나파모스타트는 일본 제약사 토리이에서 개발한 의약품으로 제일약품은 2019년 식약처를 통해 췌장염 치료제 나파모스타드의 생산 및 판매 제네릭 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헤파린 대체약물로 투석환자나 급성췌장염 환자 등에게 사용된다.

SK케미칼은 나파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한 혈액 항응고제 '주사용 후탄'을 지난 2005년 일본 토리이로 부터 도입해 국내 최초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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