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갈등을 넘어서
[정은상 창직칼럼] 갈등을 넘어서
  • 정은상
  • 승인 2020.05.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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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갈등으로 가득하지만 인류는 갈등이나 균열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상생을 위해 타협하며 오늘날까지 생존해 왔다. 갈등은 인간 관계를 어렵게도 하지만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갈등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과정을 거치며 사회적 자본으로 키워가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특히 이념이나 정치 목표가 달라 때로는 첨예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대타협의 결과로 정치 발전을 이루기도 하는 경험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갈등이란 인류가 슬기롭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필요악이라고 말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처하는 인류의 자세는 비교적 갈등을 넘어서 서로 협력하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진일보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고 펜더믹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나만 또는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더불어 함께 이 어려운 난제를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발길을 끊자 콧대 높았던 관광지의 상인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조금은 달라진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을 비롯한 지나친 국수주의 경향을 보여주었던 나라의 지도자들도 이번을 계기로 뭔가 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지구촌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류는 갈등을 넘어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부부의 갈등은 인격적 성숙을 가져오고 사회적 갈등은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무조건 갈등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갈등을 통해 얻게 되는 유익을 추구하는 폭넓은 이해심이 요구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세대간의 갈등도 다르지 않다. 다르기 때문에 대화조차 필요없다고 단절하지 않고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인정하는 가운데 보다 나은 세상을 열어 가려는 차원 높은 포용과 용단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따지고 드는 스타일도 문제지만 무조건 덮고 가자는 갈등 회피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분한 대화가 오가면 조금씩 갈등의 폭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는 깊이가 더해진다.

갈등 해소란 참으로 어려운 숙제이다.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나중의 결과를 보기보다 당장 자신에게 닥친 갈등에 당황하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된다. 인격의 성숙은 나이가 많아진다고 저절로 이루어 게 아니다. 대화의 기술을 통해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지 않으면서 상생의 길을 함께 찾아가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된다. 갈등과 실수를 리스크(risk)라고 하는데 리스크는 매니지먼트의 대상이지 결코 완전히 사라지게 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리스크 최소화(minimize)를 위해 별도의 부서를 두기도 한다. 갈등의 정체를 알았다면 이제부터 갈등 그 자체만 보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갈등을 넘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지를 바라보는 혜안을 길러야 성숙한 인간이 된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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