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고 성능의 ‘가스처리시스템’을 탑재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고 성능의 ‘가스처리시스템’을 탑재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한국 조선업체들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선 100척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금액이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페트롤리엄(QP)은 1일 한국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발주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조선3사의 LNG선 건조 슬롯(도크)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도크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 통상적인 절차다. 사업 규모는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LNG선 한 척의 선가가 평균 1억8,600만 달러(약 2,2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03척 가량이 발주된 셈이다. 다만 각 업체는 업체별 할당된 수주량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화상으로 열린 협약식에는 사드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 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LNG 생산량 세계 1위인 카타르는 지난 2004년 이후 LNG와 관련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타르는 전 세계에서 강화된 환경 기준 때문에 LNG 수요가 늘자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량 확대는 이를 운반할 LNG선 발주로 이어졌다. 카타르는 현재 74척인 LNG선을 190척까지 3배 가까이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QP는 지난 4월에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200억 위안(약 3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LNG운반선 16척 건조공간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조선 업체들이 카타르의 LNG선을 대규모 수주하게 된 것은 LNG선 건조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LNG선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이 주름잡던 시장이었지만 한국 업체들이 LNG선의 ‘화물창’ 타입으로 일본을 앞지를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현재 한국의 LNG선 경쟁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중국 조선소들이다. 이번 카타르 입찰에서는 중국 후동중화조선도 뛰어들었다. 지난 4월 8척+8척 옵션 형태로 첫 수주를 따내면서 긴장감이 돌았다.

우리 조선 업체들이 친환경 LNG선과 얼음을 깨고 운항하는 쇄빙 LNG선 등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의 강점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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