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기가 지구를 생각한다고? 무슨 까닭일까
휴대폰 충전기가 지구를 생각한다고? 무슨 까닭일까
  • 김승희
  • 승인 2020.06.0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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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런비르(왼쪽)·강원석 엔지니어
지구를 생각하는 충전기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런비르(왼쪽)·강원석 엔지니어. 사진=삼성전자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모든 모바일 기기의 생명은 충전이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주기적으로 전원 콘센트에 충전 케이블을 꽂아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으면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 과정에 ‘지구’를 위한 노력이 숨어 있다. 비밀은 바로 ‘대기 전력’은 줄이고 ‘충전 효율’을 높이는 충전기에 있다.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충전기는 어떤 것일까. 충전 과정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충전기 제작에 사용하는 유해 물질을 줄여 사용자들이 친환경 라이프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 충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만은 많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특히 대기 전력을 줄이는 기술은 흥미롭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끔 필요에 의해 사람을 잠시 죽였다가 살리는 것 처럼 대기 전력을 줄이는 방법도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부터 시작한 지구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의지와 노력을 ‘충전기’에 담아냈다. 무선사업부 담당자들은 ‘개개인의 일상 속 작은 습관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환경 보전 수단이 된다’는 믿음 아래 ‘착한’ 충전기 만들기에 몰두했다.

일반적으로 전자제품의 전원만 끄면 전기가 소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자제품은 전원이 연결되는 순간 바로 작동하기 위해 주요 부품이 켜진 상태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다.

휴대폰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충전 완료 후 케이블을 분리해도 충전기 플러그를 뽑지 않거나 멀티탭 전원을 차단하지 않으면 전기는 계속 소모된다. 이때 소비되는 전력이 바로 대기전력이다.

대기전력은 수년 전부터 전력 낭비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큰 문제다. 외국에서는 ‘전기 흡혈귀(Power Vampire)’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런비르(왼쪽)·강원석 엔지니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때는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재워 놓았다가 다시 깨우는 것 기술을 적용한다.

삼성전자는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솔루션을 확보해왔다. 지난 2012년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모델 충전기에 적용하기 위해 대기전력 20mW를 준비했다. 대기전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관련 규제가 자리 잡기 전이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다른 모델까지 확대 적용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도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충전 케이블에 꽂았을 때 에너지를 즉각적으로 공급하려면, 충전기가 항상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무선사업부 Power솔루션그룹 강원석 엔지니어는 “과거에는 별다른 조절 없이 계속해서 충전기를 깨워 두었다면, 이제는 기술을 더해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재워 놓았다가 다시 깨우는 것”이라며 “동작하는 데 무리가 없는 특정 전압까지 떨어뜨렸다가, 다시 올리며 일정한 ‘주기’를 만드는 식으로 에너지 손실을 줄여나간다”는 기술 배경을 설명했다.

대기전력 못지않게 친환경과 연결되는 지표가 바로 충전 효율이다. 만약 공급받은 에너지가 100일 경우, 손실 없이 그대로를 출력해내면 효율이 100%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충전기 에너지 효율은 약 80% 이상으로 EU 에너지 규격 ErP가 요구하고 있는 국제효율등급 Level 6를 충족하는 수치다.

강원석 엔지니어는 “충전기 내 에너지 변환 과정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부터 회로 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며 “결과적으로 에너지 손실을 막아 사용자들이 누적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효율 충전기속엔 작은 부품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개선해 나간 개발진의 땀방울이 녹아 있고 일관된 효율을 유지하는 과정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런비르(왼쪽)·강원석 엔지니어
고효율 충전기는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그리고 작은 부품까지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강 엔지니어는 “휴대폰 성능이 진화하고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면 충전기 사양은 필연적으로 올라가야해 15W에서 25W, 45W 등 고사양으로 갈수록 요구사항이 많아져 평균적인 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일관된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결과 고사양과 고효율 모두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친환경의 시작은 작은 실천이다. 실제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삼성전자는 친환경적 방법을 적용한 갤럭시 스마트폰 충전기로 수력발전소(1,300만kW급) 4.5기에서 연간 생산하는 발전량의 에너지를 절약했다. 최고 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더해져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금 지구촌은 넘쳐나는 플라스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다가오는 2050년 바닷속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환경오염 문제가 인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자원순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충전기를 만드는 ‘소재’에 집중한 이유다.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의 충전기를 만들 때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Post Consumer Material, PCM)를 일부 사용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는 한 번 사용된 제품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일반 플라스틱 생성 과정에서 사용하는 비스페놀A 등의 유해 물질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갤럭시 스마트폰 충전기 제작에 사용된 재생 플라스틱양은 약 5,000톤에 달한다.

선행CMF Lab 프런비르 엔지니어는 “재생 소재가 첨가되면 쉽게 부서지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수많은 시도 끝에 물질 자체의 고유 성질을 보존하며 내구성과 심미성까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전원을 직접적으로 받는 충전기는 열에도 민감하다. 때문에 플라스틱 재료가 얼마나 불에 잘 타는지 나타내는 난연성도 평가해야 한다.

프런비르 엔지니어는 “‘재생’ 소재 첨가와 ‘난연’ 규격 만족이라는 두 가지 도전을 한 번에 달성해야 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여러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소재 자체의 물리적 성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고 퀄리티도 올리는 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으로 정해진 기존 규격에서 먼저 한발 더 나아가 누구도 하지 않는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들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런 노력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강 엔지니어는 “사용자들에게 충전기의 전력 소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차후 새로운 휴대폰을 고를 때 ‘에너지 소비’를 하나의 조건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강 엔지니어와 프런비르 엔지니어의 말에서도 지구와 친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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