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캠퍼스
건국대학교 캠퍼스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건국대학교가 1학기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주기로 했다. 환불 금액에 대해서는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건국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학생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권 침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등록금 환불을 결정한 대학은 건국대가 처음이다.

건국대는 총학생회와 올해 4월부터 8차례에 걸친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등록금 환불 방안을 논의한 결과 이번 주 내로 최종 금액을 확정 짓기로 했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 환불 방식은 올해 1학기 재학생을 대상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서 일정 비율을 감면해주는 식이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지난 4월 학교 측에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학사일정 진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이미 결정된 2020학년도 등록금액을 현금 등으로 환불하는 것이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학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검토한 후 "환불에 준하는 금전적 보상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본부와 총학생회는 논의 끝에 1학기 재학생이 다음 학기를 등록할 때 학교가 일정 금액을 감면해주는 '환불성 고지감면 장학금'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정확한 금액을 놓고 양측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최종 결론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학교 측은 2학기 등록금을 일정 부분 감액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성적장학금 폐지 등이 불가피하며, 사이버 강의를 위한 서버 구축과 방역에 쓰인 예산 등을 고려하면 1학기에 사용한 비용 자체가 줄어든 건 없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측은 가능한 모든 재원을 활용해 등록금을 환불해줄 것을 대학에 요구하는 상황이다.

앞서 대구의 몇몇 대학에서 교비를 투입해 재학생 전원에게 10만~2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사례는 있으나, 학습권 침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등록금 감액을 결정한 건 건국대가 처음이다.

건국대의 이 같은 결정은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에 직면한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가에서는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대학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으니 등록금을 일부라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하고 있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 등 대학생 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습권 침해에 대한 보상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위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이 특별장학금 형태로 일정액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은 1학기 등록금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른 대학들은 특별장학금 등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등록금 환불 자체에는 부정적이다. 교육부 역시 기본적으로 대학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SNS 등에는 칭찬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건국대가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ston****) “건국대 양심적이네”(dnwn****) “건국대 과감한 결정에 공감하고 응원한다”(coco****} “다른 대학들도 본받기를 바란다”(ted8****) 등이 대부분이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