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생각을 축적하는 글쓰기
[정은상 창직칼럼] 생각을 축적하는 글쓰기
  • 정은상
  • 승인 2020.07.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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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생각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말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말을 하더라도 글로 써놓지 않으면 쉽게 날아가 버린다. 현대인은 정말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할 일도 많고 볼 일도 많다. 일정도 매일 매순간 분주하다. 특히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어디를 가나 유리상자에 코를 박고 뭔가를 부지런히 보고 듣는다. 한가해 보이면 죄라도 짓는 것처럼 생각하나보다. 독서를 아무리 많이 해도 별로 독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기록을 남기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어디서든 기록을 남기는 습관은 매우 유익하다. 인간의 두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잠시 기억하고도 곧 잊어버리게 된다.

교양을 쌓기 위해 열심히 독서를 하고 자격증이나 학위 취득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면서도 그보다 더 중요한 글쓰기를 권하면 손사래를 친다. 도무지 쓸 게 없다고 한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서 그렇다. 필자는 첫책 쓰기 코칭을 자주 한다. 십여 명이 벌써 첫책을 출간했다. 처음에는 글감이 없다고 하소연 했지만 책이 나온 이후에는 억지로 썼지만 그때 결정이 옳았다고 모두 말한다. 그 이후 다음 책을 쓰려고 열심히 글을 쓸 소재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삶의 질은 뭔가 다르다. 무게 중심이 잡힌다. 삶이 진지해지고 방향이 정해져 오락가락 하지 않는다. 생각이 축적되면 엄청난 자산이 된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혼란해도 날아다니는 생각을 축적하고 붙들어 매면 행동이 구체화 된다. 필자의 경우가 그랬다. 40대 후반에 일찌감치 직장을 퇴직하고 여러가지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 글쓰기가 필자의 삶에 중심을 잡아준 것이다. 정말 미리 계획한 적이 없다. 지금도 그때 어떤 계기로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별한 재주가 없는 편이라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 궁리하다 뉴스레터를 만들어 매주 한편의 칼럼을 실어 보내고 있는데 이번 주에 587호가 발송 되었다. 지금은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분들이 많아져서 어디에 가서도 뉴스레터 이야기로 인사를 나누게 된다. 게다가 계속해서 칼럼을 쓰다보니 어느새 세 권의 책이 나왔다. 기적같은 일이다.

쓰는 일은 이런 기적을 자신의 손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대단한 글이 아니라도 낑낑대며 열심히 쓰면 처음에는 억지로 쓰게 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글이 필자의 손을 이끌어 준다. 요즘은 일주일 중 거의 절반은 쓰고 있다. 나머지 절반도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어떤 책을 읽든지 어떤 유튜브를 보든지 항상 글감을 찾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처럼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삶이 가치와 보람이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손자 앞에서 할아버지가 아무리 지금 먹고 있는 엿이 맛있다고 해도 여전히 손자는 먹어보지 않았으니 알 도리가 없다. 가끔은 글쓰기 코칭을 하면서 강요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책이 나올 때의 기쁨을 여러 사람을 통해 맛보았으니 이 일을 중단할 수 없다. 생각을 축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 임에 틀림없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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