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기술 뺏고 거래 끊고...현대중공업 역대 최고 과징금 철퇴
하청업체 기술 뺏고 거래 끊고...현대중공업 역대 최고 과징금 철퇴
  • 정은영
  • 승인 2020.07.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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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혐의로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현대중공업은 부과된 과징금 9억7,000만 원은 기술 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역대 최고액의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주)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7,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술 자료를 유용당한 하도급 업체 A사는 1975년 설립된 엔진부품 엔진, 철도기관차, 발전소 엔진 분야 전문 기업으로, 독일 Mahle, 독일 Kolbenschmidt와 함께 세계 피스톤 3대 메이커 중 하나이다. A사에서 제작한 피스톤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관련 기술 분야에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지난해는 일본수출규제에 대응하여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20여 년간 핵심부품 국산화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글로벌 강소업체 A사로부터 강압적으로 기술 자료를 취득한 후, 자사 비용 절감을 위해 해당 기술 자료를 타 업체에 제공함으로써 피스톤 생산을 이원화하고 단가를 인하한 후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하도급 업체에게 기술 자료를 요구함에 있어서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00년 디젤엔진을 개발했고, 그 엔진에 사용되는 피스톤을 A사와 협력해 국산화했다. 현대중공업은 디젤엔진 개발 이후 그에 장착되는 피스톤은 해외업체로부터 공급받았으나 피스톤 제작 기술력을 인정받아 온 A사에게 함께 피스톤을 국산화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중공업은 피스톤 국산화 이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A사로부터만 피스톤을 공급받아 왔다.

비용 절감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제3업체인 B사에 피스톤 견적을 요청하고 실사를 진행했으나 미비점이 발견돼 이를 보완하기 위해 A사의 기술 자료를 B사에 제공했다.

현대중공업은 B사에 제공된 자료는 자신이 제공한 사양을 재배열한 것에 불과하며,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도급 관계에서 원사업자가 사양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B사에 제공된 기술 자료들에는 사양 이외에 공정 순서, 품질 관리를 위한 공정관리 방안 등 A사의 기술이 포함돼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는 빈 양식을 보내면서 자료 작성을 요청한 반면 B사에는 A사가 관련 내용을 모두 기입한 기술 자료를 보냈다.

또한, B사가 작성한 자료에서는 A사가 작성한 것과 동일한 오기가 동일한 위치에서 발견됐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현대중공업은 A사에게 이원화 진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이원화 완료 이후 A사에게 단가 인하의 압력을 가하여 3개월 동안 단가를 약 11% 인하했다. 이원화 이후 1년 내에 A사와 거래를 단절해 거래선을 변경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3월~2016년 5월 이원화 진행 기간 동안 제품에 불량이 있음을 언급하거나 요구목적을 언급하지 않고 A사에게 작업 표준서와 지그(Jig) 개선 자료를 요구해 제공받았다.

A사에게 작업 표준서를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양산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러한 행위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하자 발생에 따른 대책 수립 목적으로 위 자료들을 요구하였으므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요구도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하자 발생 제품에 대한 요구도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어서 그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5월까지 A사에게 4M 관련 보고서, 검사성적서, 관리 계획서를 요구하면서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또한 A사에게 포괄적으로 기술 자료를 요구하면서, 이를 제공하지 않을 시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향후 발주물량을 통제할 것이라고 해 A사가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위 요구에 정당한 사유는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법정 사항에 대해 사전에 협의해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점에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에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 자료를 요구하거나 하도급 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정당한 사유가 있어 기술 자료를 요구할 경우라도 반드시 서면 방식을 취하도록 시정명령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이 A사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행위에 대해 9억 7,0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의 과징금은 과징금 기준금액이 상향된 新과징금 고시 (2018년 10월 17일 이후 행위)에 근거, 기술 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된 첫 번째 사례이다.

기술 자료 유용행위는 법 위반 금액 산정이 곤란한 특징이 있으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간주되어 6억 원 ~ 10억 원의 과징금 부과한다.

공정위 “특허청 기술 전문가 풀을 활용해 1,100여명의 심사‧심판관을 투입된 기술성 분석으로 판단의 전문성을 높였다”며 “특허청 전문가들의 기술 자료 분석에 근거하여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었으며, 기술성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음으로써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기술유용 행위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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