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작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갤럭시탭(아트레이지)
정병길 작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갤럭시탭(아트레이지)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물감으로 채색한 듯 섬세한 붓 터치, 카메라로 찍은 듯 원근감과 색의 스펙트럼...여느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러나 물감이나 붓, 캔버스 등의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그림을 그렸다. 미술도 첨단 시대다. 새롭게 떠오르는 모바일아트, 그 매력에 빠져보자.

한국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이사장 정병길, 이하 한모아협) 창립기념 ‘2020 온라인 전시회’(http://koreamobileartist.modoo.at)가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정병길 이사장을 비롯해 회원 16명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모아협은 모바일아트를 개척한 20여 명이 모여 지난 11월 창립했다.

모바일아트는 색채 도구로 캔버스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그리는 것을 말한다. 물감이나 이젤이 필요없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분야다.

한모아협 정 이사장은 “미술은 숙련 과정과 재료 등 접근하기 쉽지 않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 “모바일아트는 누구나 들고 다니는 모바일에서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 이사장이 모바일아트라는 새 길을 개척한 건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콘택트 활동이 중단되자, 주저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회원들과 함께 모바일아트에 대해 실험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야외 스케치나 개인작업을 통해 모바일아티스트그룹전, 신세대미술단전 등을 선보이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았다.

첨단 기기를 떠올리면 표현에 한계가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덧칠의 매력이 물씬한 유화, 번짐의 효과를 살린 수채화, 묵직한 느낌의 한국화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표현해낼 수 있다.

정병길 작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갤럭시탭(아트레이지)
이종진 작 '식물 3'/아이패드(아트레이지)

이번 전시회는 제주도 주제의 작품이 대거 출품돼 눈길을 끈다. 정병길의 ‘국토답사 1번지 마라도’, 고수향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문창규 ‘외돌개’, 정은상 ‘산지등대 노을’ 등 작가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채도의 마술을 보여주는 이종진 ‘식물 3’, 모바일아트의 표현기법이 총망라된 듯한 김문환 ‘뜨거운 강’이 눈에 띈다.

정병길 작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갤럭시탭(아트레이지)
박대석 작 ‘해변’/ 갤럭시탭(아트레이지)

이한규의 ‘풍죽도’, 윤은경 ‘란’, 이후정 ‘홍도 선착장1’, 민계진 ‘추상’은 동양화나 수채화의 매력을 담았다.

박인숙 작가는 ‘그곳에 가면’을 통해 산 안개의 군무를 환상적으로 표현했고, 홍성만의 ‘가을 들녘’은 아트지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정병길 작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갤럭시탭(아트레이지)
박인숙 작 '그곳에 가면'/갤럭시탭(Infinite Painter)

해변을 주제로 한 박대석의 ‘해변’, 김영민 ‘양양해변’은 유화물감이 묻어나는 듯하다.

그림을 시와 함께 내놓은 작가도 있다. ‘송네 피요르드’ 등을 출품한 성순임 작가는 그림에 시를 곁들였고, 윤기경 작가는 그림 위에 시를 입혔다.

모든 작품이 물감으로 캔버스를 장식한 듯 감쪽같다.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모아협 정병길 이사장은 “모바일아트를 통해 온 국민이 즐기고 활용하는 새로운 국민 미술시대를 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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