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이름을 불러라
[정은상 창직칼럼] 이름을 불러라
  • 정은상
  • 승인 2021.05.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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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름이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이름을 미리 짓는 경우도 많습니다. 교도소나 군대에서 불리우는 이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에 이름을 불러주면 모두가 좋아합니다. 그냥 인상착의로 키가 큰 사람이라든지 하얀 안경 쓴 친구라고 부르면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수많은 상호작용 속에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관심을 기울인다는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지인들의 이름을 꼼꼼이 기억하였다가 다시 만날 때 불러주는 것 만으로도 원만한 소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일 카네기는 사람의 이름이 모든 언어에서 가장 달콤한 소리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 동물에게도 사람처럼 이름을 붙입니다. 마치 자식처럼 애지중지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그 사람의 관심사를 찾아내고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 호감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J중학교에서 4년째 1학년 자유학년제 교사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복도에서 지금 지도하는 1학년 외에도 2,3학년생들을 만납니다. 어렴풋하지만 기억력을 되살려 이름을 불러주며 주먹 악수라도 권하면 학생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니 기억하려고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냥 청소하는 아줌마나 경비하는 아저씨 정도로 생각합니다.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면 명찰을 달고 있거나 어딘가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이왕 인사를 하게 될 때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면 감정의 교감이 일어납니다. 필자는 아파트 경비원을 이름을 유심히 기억했다가 집을 나가거나 들어올 때 이름을 부르며 인사합니다. 그들이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필자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모임에 나갔을 때 처음 보는 사람과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합니다. 발음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떻게 부르는지 물어봅니다. 이름을 부르고 관심을 가지면 금새 분위기가 좋아집니다.

필자는 다른 사람의 명함을 받으면 리멤버라는 앱에 저장해 둡니다. 지금 필자의 리멤버에는 2,000장 이상의 명함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면 이름을 불러보고 메모에 적힌 내용을 살펴 언제 만났었는지를 확인하고 만납니다. 이렇게 하면 만나는 순간부터 친근감이 들기 때문에 서먹서먹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이런 단순한 일이 인간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지금까지 이름을 불러주는 일을 소홀히 했다면 이번 기회에 한번 방법을 바꿔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번만 들어도 이름을 기억하는데 자신은 다른 사람의 이름을 좀체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흔히 말합니다. 그건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암기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시를 썼습니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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