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우리나라에 생산 시설을 짓기로 하는 등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성과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밤(현지시각 21일 오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한미 간 기업과 연구기관 사이에 8건의 협약이 체결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국의 싸이티바는 한국에 백신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부터 2024년까지의 5,25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담은 투자신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싸이티바의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한 최초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매우 부족한 백신 원부자재인 일회용 세포배양백 등을 생산해 국내와 해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같은 국내의 주요 바이오 업체에도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싸이티바가 한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한국이 보유한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은 물론 지난달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전략을 통해 앞으로 5년간 2조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우리 정부가 백신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보건복지부
자료=보건복지부

이날 한미 기업 간에는 백신 소부장 협력, 공동개발, 위탁생산 등에 관한 4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우리 중소 백신 기업이 미국 기업과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에 연결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아쥬반스 테크놀러지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의 필수 재료인 면역증강제를 공급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진은 mRNA 백신 후보물질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인 캡핑 시약 등을 미국의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러지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팜젠사이언스와 미국의 액세스 바이오, 아이비 파마는 mRNA 백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3자간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에이치디티 바이오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큐라티스에 위탁하기로 했다.

연구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다양한 글로벌 보건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약도 한미 연구기관 간에 4건이 체결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국의 펜실베니아대학교와 mRNA 백신 전달체 연구 분야, 한국화학연구원은 로체스터대학교 및 스크립스연구소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면역반응 및 바이러스 변이특성 등에 관한 연구 분야,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은 잭슨연구소와 마우스 모델 동물 개발 및 활용 분야에서 공동연구 수행과 인력 및 정보 교류 등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5월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행사가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바백스, 모더나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참석해 한미 백신 협력의 의지와 큰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행사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 바이오기업들 간의 원부자재 협력, 위탁생산, 공동개발과 같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으로 한미 협력의 분야와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마누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에게 한국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한미 기업 간·연구기관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는 물론 미래의 다양한 보건 위기에 공동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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