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아침에 일어나면 치약으로 이를 닦고 세안 세제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아침 식사 후에는 주방 세제로 설거지를 한다. 점심과 저녁에도 같은 일은 반복된다. 손 세정제는 수시로 사용하며 세탁, 화장실 청소 등에는 반드시 세제를 사용한다.

이처럼 계면활성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반 세제나 비누, 샴푸 등에 많이 쓰인다. 계면활성제 중 일부 화학 성분의 위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손 세정제나 샴푸 등은 일부 피부 자극 등을 일으킬 수 있으나, 즉시 물로 씻어내는 사용방법을 고려할 때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 성분의 위해성 논란 등을 겪고 천연원료를 사용한 세제나 샴푸 등의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계면활성제는 어떤 물질이며 어떤 기능을 할까.

계면활성제는 쉽게 말하면 물과 기름이 섞이게 해주는 물질이다. 서로 성질이 달라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의 맞닿은 경계(계면)를 활성화시켜 두 물질이 섞일 수 있게 하는 성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계면활성제는 세정제에 많이 쓰인다. 화장품에서는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는 세정제, 소량의 기름을 물에 투명하게 녹이게 하는 가용화제,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하는 유화제 등으로 사용된다. 계면활성제는 종류가 다양해 그 종류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제품도 달라지게 된다.

계면활성제의 특징은 한 분자 내에 물과 친한 친수성기와 기름과 친한 친유성기를 함께 가지고 있다. 친수성기와 친유성기가 물과 기름을 친화시켜 양자를 혼합하기 쉬운 기능을 지녔다. 친수성기 쪽이 힘이 큰 것은 친수성 유화제라고 하며 그 반대를 친유성기 유화제라고 부른다. 이들의 상대적 세기에 따라 계면활성제의 사용 용도가 결정된다.

▲ 기능에 따른 분류

제품을 기능적으로 분류하면 피부의 오염물질을 제거해 주는 세정제,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하는 유화제, 소량의 기름을 물에 투명하게 녹이는 가용화제, 고체 입자를 물에 균일하게 분산시켜 주는 분산제로 나뉜다.

계면활성제는 친수성과 친유성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친수성과 친유성의 구분은 HLB(Hydrophile Lypohile Balance) 수치를 기준으로 한다. HLB 수치가 작을수록 친유성이며 클수록 친수성이 강하다. HLB 수치가 작으면 물에 잘 녹지 않고 HLB가 클수록 물에 잘 녹는다. 단, HLB값은 비이온 계면활성제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HLB 값이 작은 3~6이면 크림 제형에 가깝고 8~15 정도로 크면 제형은 묽다.

HLB값은 비이온계 유화제의 친수성기(PEG, Polyetheylene glycol, Polyol)의 분자 무게 비율(%)를 5로 나눈 값이며 1~20으로 구분된다. PEG는 산화에틸렌의 중합체로 보통 무색투명한 고체이거나 백색의 고체이며 화장품 성분으로 많이 사용된다. PEG는 원하는 점성이나 형태, 녹는점을 얻기 위해 혼합한다. 화장품에서 용매, 결합체, 보습제, 윤활제의 베이스가 된다.

▲ 이온 특성에 따른 종류

이온은 전자를 잃거나 얻어서 전기를 띤 원자 또는 원자단이며 양이온(+) 또는 음이온(–)을 띠는 입자를 말한다.

계면활성제의 종류는 크게 음이온(-) 계면활성제, 양이온(+) 계면활성제, 양쪽성 계면활성제, 비온성 계면활성제 등이 있다. 이 4가지는 화장품류에 주로 사용된다.

음이온 계면활성제는 물에서 음이온을 띠며 주로 세정 용도이다. 세정력, 기포력이 우수하다. 세안용 비누, 세안크림, 면도크림, 샴푸, 치약, 세정제품 등에 사용된다. 계면활성제 중 수용액에서 이온화해 활성제의 주체가 음이온이 되는 것이다. 스테아릭애씨드,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에서 양이온을 띠는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살균 소독력이 강하며 정전기 발생 억제 작용을 한다. 특히 모발에 붙어 유연효과나 대전 방지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헤어린스나 헤어트리트먼트 등에 이용된다. 염화알킬트리메칠암모늄, 염화디알킬디메칠암모늄, 염화벤잘코늄 등이 있다.

양쪽성 계면활성제는 음이온성과 양이온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pH 환경에 따라 성질이 달라져 양이온도 음이온도 될 수 있다. 피부에 자극성과 독성이 낮고 세정력, 살균력, 기포력, 유연효과를 지니고 있다. 샴푸와 헤어린스, 헤어용 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알킬디메칠아미노초산베타인, 알킬아미드프로필디메칠아미노초산베타인, 2-알킬-N-카르복시메칠-N-하이드록시에칠이미다졸리늄베타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온성 계면활성제는 물에서 이온화되지 않고 용해되는 계면활성제이다. 저자극성으로 클렌징크림의 세정제, 화장품의 유화제로 사용된다. 저자극성인 반면 세정력은 약한 편이다. 세틸알코올, 스테아릴알코올, 코카미도프로필아민옥사이드, 폴리소르베이트 등이 해당된다. 유화력이 우수해 크림, 로션 등의 유화제로 화장수, 스킨, 향료 등의 가용화제로 사용된다.

피부 자극은 양이온성이 가장 심하며 음이온성, 양쪽성. 비이온성의 순이다. 반면 세정력은 음이온성이 가장 강하며 양쪽성, 양이온성, 비이온성으로 나타난다. 양이온성의 경우 피부에는 저자극이나 세정력이 약하며, 음이온성의 경우 피부에는 자극적이나 세정력은 강하다.

▲ 기능에 따른 성분

계면활성제는 동일한 성분이라도 화장품에 사용한 농도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화장수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화장수에 필요한 성분인 향이나 보습제 등을 물에 녹이기 위해 사용되지만 클렌징 워터의 경우 세정력을 위해 사용된다.

계면활성제는 화학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지질과 사포닌 같은 원료는 식물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계면활성제 중 세정제로 쓰이는 대표적인 성분은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ALS), 암모늄라우레스설페이트(ALES) 등이며 디소듐라우레스설포썩시네이트, 디옥틸소듐설포썩시네이트, 라네스-20, 라네스-25, 라네스-40, 라놀린애씨드, 리놀레익애씨드, 베헤닉애씨드도 많이 사용한다.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는 위해성이 대두될 때마다 등장하는 성분이다. 거품이 잘나고 세정력이 좋으나 피부 건조와 알레르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을 유발한다든가 하는 직접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소듐라우릴설페이트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는 미국 화장품원료 검토위원회(CIR) 전문가 패널에 의해 1983년에 처음 검토됐다. 이후 2002년에 다시 재검토됐고 화장품이나 퍼스널 케어 제품 사용에는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발암물질이 검출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 의해 분류돼 등록되고 있으며 이 두 물질은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지 않다. 특히 화장품이나 샴푸, 치약 같은 퍼널케어 제품에는 저농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고농축으로 장기간 접촉하거나 일부 사람에게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소듐라우릴설페이트에 대한 독성, 발암성 등에 대한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인체에 위해 발생 우려가 낮은 수준이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를 씻어내는 화장품에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나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은 자극성 우려로 1% 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성분은 염모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2018년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에 대한 위해평가 결과도 인체에 위해 발생 우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용화제를 쉽게 설명하면 정제수와 같은 수성 원료에 잘 녹지 않는 향료나 지용성 원료를 투명하게 혼합해 용해도를 높이는 역할이다. 가용화제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소르비탄올리베이트, 폴리소르베이트20, 폴리소르베이트60, 옥틸도데세스-16, 레시틴, 리네스-20, 라네스25, 라네스-40 등을 꼽을 수 있다.

유화제는 기름과 물이 한곳에 뭉치지 않고 미세한 입자의 상태로 균일하게 흩어지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유화제로 많이 쓰는 계면활성제는 글리세릴리시놀리에이트, 글리세릴스테아레이트SE, 글리세릴로지네이트, 라네스-5, 라네스-10, 라네스-15, 라놀린, 라우트리모늄클로라이드,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세트리모늄클로라이드, 소듐이소스테아로일락테이트, 소르비탄라우레이트, 소르비탄스테아레이트, 소르비탄올리에이트, C12-13파레스-10 등이 있다.

또 피지계의 피지-60하이드로제네이티드캐스터오일, 피지-80소르비탄라우레이트, 피지-100캐스터오일, 피지-40 소르비탄올리베이트, 피이지-40스테아레이트, 피이지-30 다이폴리하이드록시스테아레이트와 폴리소르베이트60, 아라키딜글루코사이드, 폴리글리세릴-3메틸글루코오스다이스테아레이트, 하이드지그네이트, 레시틴, 라우릴피이지/피피지-18/18메티콘 등도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한다.

계면활성제 성분 중 파라벤, 실리콘, 탈크,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 페녹시에탄올, 인공색소, 인공향, 미네랄 오일, 벤조페논, 트리클로산, 트리에탄올아민 등은 유해성 논란이 있는 성분으로 분류된다. 이들 성분은 제품에 사용할 때 배합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설페이트계 중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는 배합한도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화장품은 2008년부터 전 성분 표시제가 실시되고 있다. 계면활성제로 사용되는 성분들이 다소 생소하지만 제품에 표기돼 있는 성분들이다.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면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위해성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천연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은 전문가들이 복잡한 재료들을 배합해 테스트를 거친 검증된 제품이다. 다만, 제품마다 피부자극 정도가 달라 피부 타입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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