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찾아간 태국 방콕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길을 나서지 않으면 방콕에 영원히 머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세계 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태국 마사지 자격증을 위해 태국 치앙마이로 향했다.치앙마이는 태국의 북부 지역에 있는 도시로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인들에게 한 달 살기로 유행을 하고 있는 곳인데 도착한 순간 단번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취향 저격을 당할 예쁜 관광지들.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마사지 스쿨을 등록했다. 하루 코스부터 시작하는 마사지 수업은 생각보다 훨씬 흥
도로 추워졌습니다.봄이 멀어진 듯 다시 또 봄이 그리워집니다.무엇이든 지천일 때 귀한 것은 없습니다.꽃 보기 어려우면 그제에서야 예쁜 줄 알게 됩니다.꽃이 피는 봄도 그립고, 따스한 봄바람도 그립습니다.멀어진 봄을 봄꽃으로 앞당겨봅니다. ▲정나연 / 객원기자 photographer-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창의적체험교과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정나연 / 객원기자 photographer-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창의적체험교과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본다. 이것은 본성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장사가 잘될수록,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느라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물론 젊다고 예외는 아니다. 이것은 유명한 인지심리학자들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에서도 증명이 되었다.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선수와 노란 옷을 입은 세 명의 선수가 농구공을 주고받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노란 옷을 입은 선수들이 패스를 몇 번 하는지 정확히 세어보라고 했다. 선수들이 공을 주고 받는 동안 고릴라가 중앙으로 나오며 가슴을
"호주행 비행기 티켓 주세요.""호주 비자 있으세요?""저 호주 비자 필요 없는데요?""호주 비자 있어야 합니다.""네? 저 호주 가봤는데요? 티켓 주세요.""비자 없어서 못 드립니다.""그럼 어떻게 해요?""비자를 받으셔야죠. 그런데 이제 체크인 마감했네요.""..... 그럼 환불...""No."홍콩에서 호주를 가려고 했다. 호주에는 친동생이 살고 있고, 3번째 방문이다. 당시에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 번도 내 손으로 호주 비자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아 본 결과, 한국에서 호주 가는 비행기 표를
허벅지를 조여온다. 무릎과 무릎이 닿았다. 점점 조여오는 강한 힘. 단단한 근육이 허벅지에 닿았다. 그냥 닿아 있는 게 아니다. 힘이 느껴진다. 육중한 몸집의 사내는 허벅지가 맞닿으면 더 밀어붙인다. 피할대로 피했지만 역부족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그만 좀 해요. 어쩌라고요. 꽉 다문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이제 두 다리조차 딱 붙었다. 그래도 다리를 포개지 않고 버틴다. 상반신까지 긴장한다. 몸이 오그라들고 숨이 불규칙하다. 손에 땀이 흥건하다.옴짝달싹하지 못할 정도다. 탈출하고 싶다. 근육이 소리친다. 남의 근육 좋아하지 않아
아직 겨울이 한창인데 벌써 남도에서 매화소식이 들려옵니다.성급한 마음에 사진첩을 열었습니다. 지난 봄, 창경궁의 매화가 말을 겁니다.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내 마음을 토닥여줍니다.며칠째 카메라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정나연 / 객원기자 photographer-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창의적체험교과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아빠, 저 1년 정도 세계여행 다녀올게요!""오! 기회 될 때 다녀오면 좋지.""엄마, 저 다녀올게요!""건강하게만 다녀와."부모님은 알고 계셨다. 반대해도 내가 떠날 거라는걸. 그래서 쿨한 부모님이 되기로 하신거다. 감사하다.오히려 주변의 반응이 굉장했고, 폭풍 질문을 받았다."갑자기? 돈은? 결혼 안 해? 안 무서워? 다녀와서 뭐 하려고? 다 포기한거야?"갑자기가 아니었다. 6년 전 세계지도를 보면서 꿈꿨던 일이었고, 전셋집을 빼서 떠나는 거다. 남자친구도 없는데 결혼?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을 유리감옥이라고 한다. TV만 열심히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하루종일 스마트폰에 얼굴을 쳐박고 산다.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지만 보편적인 인간은 모두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린채 3분 세상 속에서 갇혀 살고 있다. 이미 세상은 파편화되어 적어도 3분에 한번씩 우리의 행동을 방해한다. 잠시도 곁에 스마트폰을 두지 않으면 불안해 견디지 못한다. 오죽하면 요즘 아이들에게 최고의 벌은 스마트폰을 빼앗는 것이라고까지 하겠는가. 아이들만 그런게 아니다. 어른들도 자제력을 잃고 3분 세
다람쥐야 다람쥐야 무늬 다람쥐야, 어쩜 그리도 부지런하니 볼 주머니에 먹이를 잔뜩 담았다가 여기저기 땅속에 감추어두기 바쁘구나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덕에 찾지 못한 도토리는 봄에 싹을 틔우겠지 너의 욕심이 자연을 이롭게 하는구나너의 욕심이 고맙다 한창 겨울잠에 빠진 네가 보고 싶다 ▲정나연 / 객원기자 photographer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창의적체험교과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오늘따라 유난히 네가 그립다. 살을 파고 드는 칼바람 때문일까. 날이 추워지면 가난한 사람 더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 더 배 고프고, 아픈 사람 더 아프고, 외로운 사람 더 외롭고.언제부터 좋아했는지 기억은 없어. 사람들이 네게 열광할 때 난 그다지 관심 없었어. 후배는 아주 시니컬했지. 네게 쓸 돈으로 5000원짜리 짜장면이나 사 먹자고. 그렇지만 난 너와 친해지고 싶었어. 외면하지 못할 일들이 있었거든. 어쩌면 널 이용하기로 한 거야.열심히 쫓아다녔어. 그때마다 넌 더 멀어지는 거야. 기다림에 지쳐서 마음 접어야지 할 때쯤 푼돈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아픔’인지도 모릅니다.나와 완전히 다른 모습, 나와 완전히 다른 생각, 그 모두를 감싸 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이 완전해집니다.바위와 참나무가 언제부터 저렇듯 애틋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을까요. 산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서로의 아픔까지도 사랑하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정나연 / 객원기자 photographer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창의적체험교과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 도봉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너와 함께 다니면 사람들이 부러워했지. 너는 블랙을 좋아했고, 늘 윤기가 흘렀고, 몸도 튼튼해 남들보다 항상 눈에 띄었지. 남들은 블랙보다는 갈색을 좋아하고 몸이 튼실하지 못해 생기가 없고 피부는 까칠했어. 친구들도 많은 건 아니었어.기억하니. 언젠가 시장에 갔을 때. 상인 아주머니들이 너를 엄청 부러워했잖아. 튼실한 몸에 오리지널 블랙 옷을 입고 마치 참기름을 바른 듯 윤기가 넘쳐났고. 특히 콩나물 가게 아주머니는 손을 갖다 대며 너를 쓰다듬기까지 했어. 덕분에 나는 우쭐했지.그런데 넌 어느 날부터
가짜는 가짜를 싫어한다. 가짜는 진짜를 무서워한다. 기득권은 새로운 변화를 애써 무시한다. 매스 미디어 시대가 이미 지났고 소셜 미디어 시대가 진작 왔지만 여전히 기존의 미디어는 하나같이 변화의 대척점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수많은 갈래길이 있지만 정도로 가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요즘 가짜뉴스가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공산당 유일 체제인 중국도 가짜뉴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국가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가짜는 진짜보다 더 요란스럽다. 상
감성사진을 즐기는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자연스럽게 반영사진을 찍어보게 됩니다. 반영(反映 Reflecting)은 ‘물체에 비친 상’이라는 뜻으로 반영하고 있는 물체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 하더라도 비치는 상의 모습이 조금씩 다릅니다.작가의 의도와 구도에 따라서 많은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이 반영사진의 특징입니다. 반영사진은 피사체를 반영시키는 물체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거울과 같이 표면이 매끄러운 물체에 반영이 된다면 그만큼 매끄럽고 선명하게 상이 맺힐 것입니다. 그러나 바람에 흔들리는
민물가마우지가 겨울을 나기 위해 올해도 서울 중랑천을 찾았습니다. 멋지게 착지하는가 싶더니 아차차!! 물속의 피라미라도 본 걸까요? 꼬르륵~~ 잠수하고 맙니다. 그래도 이내 물 밖으로 나와서 깃털을 말리는 모습만큼은 검독수리 부럽지 않습니다.민물가마우지는 몸길이 약 1미터로 덩치가 작은 새는 아닙니다. 뺨과 주둥이 부분만 빼면 온몸이 검은색입니다. 해안가나 바위섬 또는 강 하구에서 생활하며 종종 내륙의 하천가에 찾아들기도 합니다.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해 거제도와 서해 앞바다에서 겨울을 나는 흔한 겨울새로 알려져 있는데 해마다 한강상
어릴 적, 초겨울이면 잘 익은 감을 따서 지붕위에 얹혀놓고 한두 개씩 꺼내먹었습니다. 감은 홍시, 곶감 등으로 만들어져서 겨우내 더없이 좋은 영양식이었습니다.이렇게 맛있던 감도 다 따지 않고 몇 개 쯤 남겨두어, 추운 겨울을 보낼 까치, 참새 등 날짐승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먹을 것이 그리 많지 않았던 어려웠던 시절에도 ‘까치밥’을 남길 만큼 우리 선인들은 넉넉한 인심을 잃지 않았습니다.내 것을 줄여서 조금씩 나눈다는 것, 넉넉한 마음을 품지 않으면 어려운 선택입니다. 지금도 여전이 팍팍한 삶이지만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로 몸이 움츠러들고 마음은 얼어붙는 듯 합니다. 거리마다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지만 왠지 썰렁한 느낌이 다가옵니다.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며칠 전 서울 광화문 근처를 지나다가 빨간색의 구세군 자선냄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여유와 웃음기라곤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애써 외면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날씨 때문인지 불경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텅빈 자선냄비와 얼어붙은 거리가 한 겨울의 썰렁한
요즘 재계는 인사가 한창이다. GS칼텍스 LS그룹 코오롱그룹 LG그룹 등에서 여성임원 선임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삼성화재는 첫 고졸출신 여성임원을 배출했다. 반가운 일이다.이런 가운데 2017년 기준 우리나라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3.0%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년보다 0.3%p 상승한 초라한 성적표다.500대 기업 중 65.6%인 328곳은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의 여성임원 평균비율 21.8%와도 거리가 멀다.세계에서 기업의 여
얼만 전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 과정을 함께 공부하는 CEO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모임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참석자 모두에게 작은 선물이 주어졌다. 여기에 더해 몇 명의 참석자가 기증한 선물이 있었다.그런데 이 선물은 참석자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 숫자였다. 진행자는 분배 방법에 대한 신통한 아이디어가 없었는지 테이블당 몇 개씩 안겼다.우리 테이블에도 몇 개의 의류와 스카프가 주어졌다. 진행자가 선물을 들고와 건네는 순간 너도나도 서로 가져가려고 팔을 뻗었다. 사람은 11명인데 선물은 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