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중견기업연합회

[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한국 경제 재도약과 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처음'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개념설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상에 없는 제품과 서비스의 개념을 최초로 정의하는, 이른바 ‘밑그림’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6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명문장수기업센터가 개최한 '2018년 제4회 명문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 산업은 선진 기술을 모방·추격하면서 발전했기 때문에 '실행역량'은 높지만 '개념설계 역량'은 매우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의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한 것은 시행착오의 경험을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한, '축적의 부재' 때문"이라면서, "200년이 넘는 산업발전의 '시간'을 통해 '개념설계 역량'을 쌓은 독일, 일본, 영국과 넓은 영토, 즉 '공간'의 힘으로 시간을 압축해 '개념설계 역량'을 확보한 중국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간과 공간의 축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개념설계 역량'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면서, 우리 상황에 걸맞은 '개념설계 역량' 축적 방향을 ▲축적의 형태 ▲축적의 전력 ▲축적 지향의 사회시스템 ▲축적지향의 문화 등 네 가지로 제시했다.

먼저 '축적의 형태'다. 시행착오의 경험은 '사람'에게 축적되기 때문에 만물박사보다는 '고수'를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축적의 전략'으로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혁신에 이르도록 하는 '스케일업' 전략을 떠올릴 수 있다. '축적 지향의 사회시스템'은 시행착오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위험 부담을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나누는 체계다. 마지막으로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축적을 장려하는 '축적지향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이충열 중견련 명문장수기업센터 팀장은 "열린 마음가짐으로 우리 산업계의 '개념설계 역량' 수준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시간'과 '공간'의 축적을 넘어 한국경제의 장점인 '실행역량'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한국형 개념설계 역량'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전문가 초청 특강을 비롯해 중견기업의 역량 강화를 이끌 다양한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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