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양현수 교수(싱가포르국립대, NUS)와 이경진 교수(고려대) 연구팀이 저전력, 고속 스위칭이 가능한 차세대 자성메모리(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MRAM)의 핵심 소재 구조를 개발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 정통부’)가 밝혔다.

▲ 이경진 교수
▲ 양현수 교수

이 연구는 일본 Toyota Technological Institute(TTI)의 Awano 교수 연구팀, 중국 Tongji대 Qiu 교수와 공동 수행한 결과로, 네이쳐 머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12월 3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논문명은 Long spin coherence length and bulk-like spin-orbit torque in ferrimagnetic multilayers.

자성메모리는 외부 전원의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정보를 유지할 수 있으며 고속 동작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차세대 메모리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MRAM의 시장 파급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자성층의 자화방향을 낮은 전류로 스위칭시키는 신기술이 필요하다.

자성메모리의 동작은 횡(橫, transverse) 스핀전류를 자성소재에 주입하여 발생하는 스핀토크로 이루어진다. 기존 자성소재는 횡 스핀전류가 소재의 표면에서 모두 소실되는 특성으로 인해 두꺼운 자성층을 스위칭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소재구조, 즉 원자 단위의 반강자성 스핀 배열을 갖는 페리자성 다층막에서 횡 스핀전류가 소재 표면에서 소실되지 않고, 두꺼운 막 전체에 걸쳐 유지됨을 이론 및 실험으로 규명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소재에 비해 20배 정도 높은 스핀 전환효율을 달성했다.

[스핀전류 흡수 개략도]

이 신소재를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는 스핀토크 기반의 자성메모리에 적용할 경우, 스핀토크 효율을 높이고 초고집적이 가능하여 스핀토크 자성메모리의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성메모리의 미래기술로 개발 중인 스핀궤도토크 자성메모리에도 적용이 가능한 이 소재는, 고속동작 및 비휘발성 특성으로 SRAM 대비 대기전력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저전력을 필수로 요구하는 모바일, 웨어러블, 또는 IoT용 메모리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양현수, 이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횡 스핀전류가 자성소재 내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양자역학적 원리를 실험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자성메모리의 초고집적화를 위한 난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가 응용소자의 핵심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밝혔다.

다음은 연구팀이 밝힌 연구 스토리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에 의해 상용화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자성메모리는 비휘발성, 고속/저전력 구동으로 인해 IoT 등 다양한 응용소자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정보를 저장하는 자성층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소자구동에 필요한 전력이 증가하는 문제로 인해, 고집적화가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로 인해 두꺼운 자성층을 손쉽게 스위칭 시킬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였고, 이를 위해 다양한 소재를 시도하게 됐다.

-연구 전개 과정은 어떠했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기 위해 실험연구자인 양현수 교수 연구팀에서 페리자성층에 대한 스핀토크 스위칭 실험을 하던 중 두꺼운 페리자성층의 자화도 손쉽게 스위칭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시작됏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상식과 상충되는 실험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양교수 연구팀은 이론연구자인 이경진 교수 연구팀과 상의하게 됐다.

이론 연구를 통해 반강자성 스핀배열을 갖는 페리자성체에서 스핀정합성이 좋아지는 것이 원인일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고, 이에 근거해 스핀정합성을 직접 측정하는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하여 이론적 설명을 증명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페리자성층에서 뛰어난 스핀정합성이 원인일 가능성을 인지한 후, 이를 실험적으로 직접 측정하는 방식을 고안해내고 실제 실험에서 구현하는데 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어려웠던 과정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연구그룹이 오랫동안 함께 진행해왔던 공동연구를 통해 상대그룹의 특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

두 연구그룹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공동연구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Nature Nanotechnology (2015), Physical Review Letters (2009), Science Advances (2016, 2017) 등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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