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감소통연구소 윤영호 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윤영호 대표

엄밀히 말해 세상에 진짜 주인공은 없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연출하고 싶을 뿐이다. 부러움의 대상이 되거나 몸값을 올리고 싶은 욕망 때문에 그럴듯한 가면을 쓸 뿐이다. 그 가면을 정신 심리학에서는 “페르조나”라고 일컫는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가면이 없었다. 그러나 보여주지 않으면 왕따 될 것 같은 불안감, 비교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심과 허영심이 크면 클수록 무거운 가면을 쓴다. 이렇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일상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하겠는가? 그것 자체가 긴장이고 일이다. 잠자리에 들 때는 화장도 지우고 가발도 벗어야 한다. 태어난 나만의 본래 모습대로 존재하는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퇴근 없는 삶을 사는 것과 같은 고달픈 인생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 때처럼, 영원한 수면, 즉 죽음이 가까울수록 그동안 착용했던 페르조나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불편한 채로 영원을 맞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으면서 살아가는 온전치 못한 현실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 학습하는 젊은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착용했던 가면일지라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되려면 원래 내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아야 한다. 어차피 있지도 않은 세상 주인공이 되려는 것은 신기루를 쫓는 허망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은 실현 가능한 나의 선택이다. 그 선택은 나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다.

대형서점에 가보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이 진열되어 있지만 똑같은 제목의 책은 하나도 없다. 저마다 타고난 개성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 저들마다 삶의 흔적과 스토리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러워하는 눈으로 남의 인생을 살지 말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연출용 가면을 오랫동안 쓰고 있다 보면, 그것이 나의 일부처럼 굳어져서 나중에는 가면을 벗기가 수술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게 된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본 모습을 찾고, 진정 내가 바라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그래서 정직하게 나만의 맞춤형 행복을 찾아 주자. 내 스스로 떳떳하게 설 수 있도록,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스토리 정원”에 물을 주자. 그것이 나의 존재감을 높이는 출발이요,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보약이 될 것이다.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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