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앞으로 군대에서도 밖에서 먹던 ‘치킨텐더’ ‘소 양념갈비찜’을 먹을 수 있을까.

군대에서 먹는 음식은 저가 입찰 방식으로 인해 열악한 식단과 형편없는 맛으로 잘 알려져 있다. 좋은 민간 제품을 사용하다 입대한 장병들은 군용물자의 품질에 만족하기가 쉽지 없다.

방위사업청이 피복, 급식 등 군용물자의 품질을 대폭 높이고 계약 이행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고 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을 올해 최우선 업무 중 하나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장병들이 입고 먹는 군용물자는 납품업체의 비리나 담합, 복잡한 구매 사양과 계약 이행 점검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품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방사청은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3대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방안'을 내놨다. 입찰부터 납품 이후까지 기존의 방식을 모두 뜯어고치는 것으로 ▲군용물자 품질 향상 ▲현장 중심의 계약이행 여부 철저 확인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처를 골자로 한다.

먼저 품질을 높이는 조달을 추진한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우수 상용품이 납품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변경해 시범 적용한다. 시범품목으로는 잡채 볶음밥, 통새우 볶음밥, 치킨텐더, 소 양념갈비찜, 컴뱃 셔츠 등이 꼽힌다.

군용물자 조달의 ‘적격심사 기준’을 개정하고 제조업체로 제한했던 입찰 참가 자격을 구매방식으로 군납 참여 문턱도 낮춘다.

그동안 군용 사양과 복잡한 심사 기준 때문에 민간 우수기업체의 진입장벽이 됐다. 게다가 제품 품질보다는 납품실적, 신인도 평가 가점 등을 확보한 기존 납품업체에게 유리했다.

그러나, 이번 시범품목은 조달 방법을 ‘구매 방식’으로 바꾸고 필수 요구사항만을 제시함으로써 민간 업체도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제품 단가 또한 합당한 수준의 단가를 보장해 저가 낙찰에 따른 품질 저하 우려를 불식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은 우선 가능한 품목부터 시행하고 조달품목의 만족도 평가 결과를 반영해 점차 전 품목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물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각종 ‘적격 심사 기준’을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계약 불만 제로센터’ 운영 개념도 】

자료=방위사업청
자료=방위사업청

이와 함께 철저한 계약 이행 현장 점검에 나선다.

방사청은 2월 초부터 ‘계약 불만 제로센터’를 운영한다. 센터에는 장병이나 장병의 부모님 등 누구나 군용물자의 불만족 내용을 신고할 수 있다. 신고된 내용은 공무원, 민간 전문가, 어머니 모니터링단 등 총 80여 명 규모의 기동점검반의 현장 점검을 통해 불공정 행위 여부 등을 신속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계 법령이나 계약조건 따라 불량업체를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제재 조치를 시행해 건전한 조달 환경을 조성한다.

지난해 11월 28일 개정된 ‘물품 적격심사 기준’을 통해 최근 3년 간 불공정행위 이력 평가를 통해 최대 2점의 감점이 부과된다. 군용물자에도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력평가 누적점수가 5점이면 적격심사에서 0.5점이 감점되고, 20점 이상이면 최대 2점까지 깎인다.

특히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이 되어도 최종 판결 전까지 감점이 반영된다. 그동안은 가처분 제도를 이용해 아무 제재 없이 입찰에 참가했었다.

사기 및 횡령으로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입찰 참가 가처분 제도를 악용해 2013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약 25개월간 15건, 약 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자료=방위사업청
자료=방위사업청

또한 최근 5년(대법원 선고일 기준)간 사기, 뇌물 공여 등 불공정행위로 인해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은 5개 업체는 가처분 신청 및 본안 소송을 통해 평균 27개월가량을 입찰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동안 약 1,3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청은 불공정행위를 한 업체에 대해서는 수의계약을 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식품위생법 위반 등에 따른 행정처분’ 및 ‘경고장에 의한 감점’과 ‘소액 하자 건의 누적 감점’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담합을 주도해 낙찰받은 업체의 계약 체결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26개월 동안 17건에 약 160억원 규모에 이른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을 통해 우수 군용물자를 조달하여 우리 장병들의 병영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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