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칼럼] 우리 모두 판사가 되는 날. 국운을 결정하는 명 판결 총선의 날.
[윤영호 칼럼] 우리 모두 판사가 되는 날. 국운을 결정하는 명 판결 총선의 날.
  • 윤영호
  • 승인 2020.04.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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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법무부 부산 솔로몬로파크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서있다. 이 여신상의 모습을 보면, 저울은 법이 만민에게 평등함을 의미하고, 칼은 법과 질서를 어긴 사람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그리고 두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는 것은 시시비비와 선악을 판단할 때 주관과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처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안대로 눈을 가린 것’은 취업이나 입학 면접시험 때 수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과도 같은 것이다. 아는 사람 얼굴을 봐서 적당히 판단해버리는 오류를 없애자는 뜻이다.

평상시, 판사나 시험관은 아닐지라도 모든 유권자백성이 누구나 공평하게 판사가 되고 시험관이 되는 날이 있으니 그게 바로 몇 년 만에 한번 돌아오는 국민투표 날이다. 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기관인 것처럼,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주권 행사자다. 봉건주의나 왕정체제에서는 한 사람의 절대 권력자 밑에 모든 백성이 무조건 복종해야만 하는 제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불합리한 구조였다. 그런 이상한 제도를 바꿔서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국가의 제도가 확립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조상이 투쟁의 피를 흘려 이룩한 제도란 말인가? 당시 기득권층에서 이를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회유와 협박이 있었겠는가? 만약 우리 조상이 ‘안대로 눈을 가리는 결단’이 없어서 당근과 채찍만 본다거나 판단객체와 눈앞의 이해관계만 보고 행동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위대한 민주국가는 태어났을 리가 만무하다.

그러니 국민투표를 바르게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피의 대가로 만들어진 숭고한 제도를 몰가치 하게 만드는 배은의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투표를 바르게 행사한다는 것은 단순히 투표에 참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연 지연 등 패거리 바람에 휩쓸려 날라가도록 나의 주권을 방치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한 때의 감정에 내 한 표가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판사가 판결을 하기까지 수많은 사실확인과 법리적용에 전전긍긍 하는 것처럼, 우리가 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할 때, 현실에 대한 바른 이해와, 번영된 국가의 기반이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될 수 있도록 심각하게 고민하고 상상해볼 일이다.

개한테 돌을 던지면 떨어지는 돌에 눈이 가지만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돌이 아니라 던지는 사람을 응시한다. 그것이 바로 개와 사자의 격을 결정한다. 호랑이는 자기만의 안위를 위주로 싸움하지만 사자는 합동작전을 통해 무리 전체의 유익을 도모한다. 그것이 호랑이와 사자의 차이다. 사회의 대표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에 사회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한 일꾼을 뽑아야 할 일이다. 능력보다 관계를 중시하여 친구나 선후배가 당선 된다고 해도 나와의 관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다. 그저 내 주위에 이런 친구도 있다는 사회적 자랑거리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점점 더 맑아지는 세상에서 나만 특혜를 받을 수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분주한 공직에 있는 동안 개인적인 만남의 시간도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또 그것이 정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우리 각자가 판사가 되는 총선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 총선투표의 날은 하늘에서 값없이 떨어진 주권이 아니요. 조상의 생명과 이상이 서려있는 역사적 산물을 의미 있게 행사하는 날이다. 그리고 후손에게 균형 잡힌 역사를 물려주는 날이다. 나만의 비밀을 간직한 한 표 행사는 위엄을 갖춘 법정에서 판사가 내리는 한 판결과 같다. 존엄한 우리의 선택주권이 신중하고 안전하게 행사되어지기를 바란다.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마음감옥에서 탈출하는 열쇠꾸러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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