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동거하지 않는 가족의 공적 마스크도 대리 구매할 수 있다. 사진=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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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가격이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가 땀에 젖기 일쑤여서 하루를 넘기기 힘들 정도다. 마스크 공급 대란도 사라진 만큼 가격을 인하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행하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된다. 이로써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지는 방역 주체가 되는 셈이다.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 방역) 세부 지침 중 개인방역 보조 1수칙은 마스크 착용이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마스크 착용은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마스크 구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약국에서 길게 줄을 서야 겨우 살수 있었지만 공적마스크 구매 5부제로 바뀌면서 그나마 숨통이 틔었다. 구매 수량도 2장에서 3장으로 늘었다.

하지만 가격은 변동이 없다. 공적마스크 판매 초기에도 마스크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는 불만이 많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는 마스크 한 장에 700~8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공적마스크가 되면서 1,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원가는 계속 3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모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월 말쯤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장당 600원에 구매했다고 털어놨다. 정부가 제조업체의 공급 가격을 900원으로 책정한 것이 마스크 값을 올려놓은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추세인 만큼 가격을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 내려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공적마스크 1장에 1,500원은 너무 비싸다”며 “1,000원이하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4식구가 1주일에 3장씩 구매하면 마스크 구입 비용만 한 달에 7만2,000원이라며 경제적으로 부담된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정부에서 마스크를 해외에 100만장 보낸다 하고 수급량도 안정화되고 있는데 왜 공적마스크 가격은 내리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청원인은 “특히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요즘 날씨가 더워 마스크를 이틀씩 쓰기 힘들다”며 “공적마스크로는 부족해서 온라인 등에서 추가 구매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매일 1장씩 쓰려면 공적마스크 외에 개인적으로 또 구매해야 하는데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마스크 비용도 부담 된다”며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서민들은 정말 힘들다”고 마스크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이 청원인의 말대로 직장인들이 하루에 1장씩 사용하면 한 달 비용이 만만치 않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직장인들뿐 아니라 택배기사 등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마스크가 땀에 젖어 하루 이상 사용하기가 힘들다.

특히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개학을 앞두고 마스크가 많이 필요할 같아 걱정이다. 좀 더 싼 가격의 마스크를 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부 최모씨는 오전 9시30분이면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팔고 있는 KF94 마스크 구매하기 위해서다. 공적마스크보다 가격이 싸고 수량도 한 번에 10장을 살 수 있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그러나 판매 수량이 적어 번번이 구매에는 실패한다.

현재 온라인에서 아에르마스크 KF94를 11,900원에 팔고 있다. 이 마스크는 코로나19가 시작될 때부터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판매수량이 적은 것이 아쉽다. 최근 이마트 매장에서는 노브랜드 KF80마스크 7장을 4,580원에 묶음 판매한다. 한 장에 약 650원 꼴이다. 또한 온라인에는 KF 등급은 아니지만 저렴한 마스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마스크는 KF94 제조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도 보인다.

이에 반해 공적마스크는 KF94와 KF80 모두 1,500원에 팔고 있다. KF94와 KF80은 멜트브로우(MB) 필터의 두께 차이다. 원자재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소비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소비자 김모씨는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구입했는데 KF80이이서 교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마스크를 구입 후 포장지를 보니 중형으로 돼 있어 교환을 요청하자 중형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환불했다며 판매처에서 주는 대로 사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안정세와 함께 마스크 공급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주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쳐 8,652만장이다. 소비량은 4,850만장으로 약 절반 정도가 재고가 쌓이고 있다. 4월 들어 소비량은 주간 단위로 6,000만장 수준이었다.

식약처가 공적마스크 ‘1주 1인 3장’ 구매 확대 시범 시행 기간 (4월 27일~5월 3일) 중 판매 추이를 모니터링한 결과 공적마스크 공급량은 28.7% 확대 (2,672만개→3,439만개) 했으나 구매자는 시행 전주 대비 5.7% 증가 (911만명→963명)에 그쳤다.

마스크 5부제 폐지와 가격 인하 등 불편 호소에 대해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기로 했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4일 정례 브리핑을 통래 “앞으로도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여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가격 인하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가격은 생산, 유통, 판매 단계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500원으로 정한 것"이라며 "식약처뿐만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관련 부처와 조금 더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에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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