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친구의 범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이나 직장에서 콕 박혀 지내고 이동을 위해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면 하루 종일 지나고도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은 뉴스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지금까지 만나고 교류했던 친구들조차 만나지 못합니다. 이웃이 사촌이요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옛말이 틀림 없습니다. 이럴 때 그동안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꾸준히 쌓아왔던 친구들과의 소통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굳이 얼굴을 마주하고 보지 않아도 문자로 또는 카카오톡으로 가끔은 화상회의 줌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공동 관심사를 통해 네트워킹을 이어 갑니다.

사람마다 인적 네트워킹 하는 방식은 어쩔 수 없이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본질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흔히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이해하려면 최근에 그가 누구와 만나고 소통했는지를 보면 안다고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필요에 따라 누군가를 만나고 소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필자는 코칭을 하거나 강연을 하면서 사람들이 친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행동을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친구의 경우에는 누구나 생각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친구의 경우는 천차만별입니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만 예를 들어도 어떤 사람은 단톡방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꼼꼼히 읽어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대략 훑어보고 중요한 내용만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어느 편이 옳고 그르다는 말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가끔 자신과는 다른 성향의 상대에게 자신과 같이 하지 않는다고 다그치거나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무언가를 물었으면 만드시 대답을 해야 하는데 왜 답을 미루거나 하지 않느냐고 따지는 겁니다. 이런 태도는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게 됩니다. 겸손한 자세로 회신을 요구하면 누구나 친절하게 답을 합니다. 혹시 회신이 늦었으면 미안하다고 하며 늦게나마 답을 주면 됩니다. 말에 감정이 실리듯 글에도 감정이 실립니다. 온라인 친구는 오프라인 친구와 다릅니다. 자신에게 상대방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상대방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기브앤테이크(give & take) 스타일의 사람에게는 반드시 주었으면 받아야 한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테이크를 생각하지 않고 기브에 전념하는 사람은 혹시 받지 못해도 섭섭해 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친구에 못지 않게 온라인 친구도 어느 정도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시간이 꽤 필요합니다. 그걸 참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면 진정한 친구로 남기 어렵습니다. 또한 온라인 친구가 상대방을 귀찮게 하거나 피해를 주면 쿨하게 정리하는 지혜도 요구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상태는 서로에게 피로감을 더해 줍니다.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이런 상황을 계속해서 만나게 될겁니다. 더욱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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