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굴리는 자산은 약 800조원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보유 비중을 조정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기금위는 26일 회의를 통해 리밸런싱(자산 조정)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결정을 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게 됐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는 한 달 가까이 더 지속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복지부는 “국내 주식 허용 범위 변경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고 다음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회의 일정이 정해지지않아 4.7 재보궐선거 이후로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높일지 여부를 논의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2%포인트에서 ±3~3.5%포인트 또는 그 이상으로 올리는 문제다.

전략적 자산배분은 자산 가격이 변동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목표치를 벗어나도 일정 한도까지는 보유 재량을 인정해주는 운용 방식이다. 이 전략적 자산배분의 허용범위는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확대할 수 있는 기준이다.

현재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16.8%다.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는 2%포인트. 현재의 허용범위를 적용하면 국민연금이 보유 가능한 국내 주식의 비중은 목표비율에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한도를 합해 18.8%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 주식의 한도액은 159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내 증시가 폭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21.2%까지 치솟아 176조7,000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목표비율을 맞추기 위해 연초부터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2일까지 51일 영업일 동안 연속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올 들어 국민연금의 순매도액은 15조9,497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대량매도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3월 7일에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이 “국민연금의 대량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국민연금도 ‘개미’들의 압력에 못 이겨 자산 배분 방식의 재조정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재량권 허용범위(2%포인트)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