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인 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연구부총장, 왼쪽)과 제1저자인 장우대 박사. 사진=카이스트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논문의 교신저자인 카이스트 이상엽 특훈교수(연구부총장, 왼쪽)과 제1저자인 장우대 박사. 사진=카이스트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카이스트(KAIST)는 8일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연구부총장)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7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Drugs repurposed for COVID-19 by virtual screening of 6,218 drugs and cell-based assay)

현재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상품명 베클러리)가 현재 임상에서 사용 중이지만, 사망률은 감소시키지 못하고 회복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렘데시비르는 정맥 주사제여서 수일 동안 투여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구용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을 전략을 시도했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장우대 박사는 우선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 약물들을 실험으로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자료=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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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구조 유사도 분석 모듈과 상호작용 유사도 분석 모듈을 도킹 전후에 도입해 가상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단백질-약물 복합체 구조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후보 약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와 RNA 중합효소를 저해할 수 있는 후보 화합물을 15종과 23종으로 각각 선별했다.

그 후, 가상 스크리닝으로 선별된 38종의 약물에 대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에서 세포 이미지 기반 항바이러스 활성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약효를 검증했다.

자료=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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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킨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를 이용한 시험관 내 실험을 수행한 결과, 38종의 약물 중 7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후보 약물에는 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 암 및 조로증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 식물 추출물로써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이 있다. 특히 오미팔리십은 현재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티피파닙은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세포 수준에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된 후보 약물 중 하나의 약물에 대해 약효를 평가했으나 이 과정에서 동물에 대한 약물 독성이 나타났다. 약물의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유효 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약물 농도를 찾기 위해 추가적인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나머지 후보 약물들에 대해서도 전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예측 성능이 우수한 약물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단기간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유사한 바이러스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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