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1월 9일 해외 주요거래소에서 공식 Market Maker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IB 3사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는 1월 9일 해외 주요거래소에서 공식 Market Maker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IB 3사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소셜타임스=채동하 기자]

“공매도 제도와 시장조성자 제도를 폐지해 달라.”

지난해 공매도의 활개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에 관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에 관한 국민청원 및 제안은 최근 1년간 2018년 2월 6일~2019년 2월 6일까지 2,48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은 24만 2,286명이 참여해 최종구 금융 위원장은 폐지는 하지 않고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2일 올라온 ‘주식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해주세요’라는 글은 6일 오후 8시 현재 4831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로 주가조작이 가능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되고 있는 공매제도와 시장조성자 제도는 사기 제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개인투자자들은 눈뜨고 당해야만 한다는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제도는 거래소와 시장조성 계약을 체결한 조성자가 배정받은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호가를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는 지난달 9일 올해부터 시장 조정자 제도(Market Making System)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의 가격발견 기능과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조성 종목을 기존 저유동종목 중심의 82종목에서 500종목으로 대폭 확대한다. 시가총액 비중으로 따지면 49.2%에 해당한다. 시장조성 기능이 시장 전반에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증시는 투자자 주문 간의 경합만으로 거래가 형성돼 수급불균형 시 가격이 급변하는 등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취약성이 시장 조정자 제도를 확대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거래소는 시장조성자 제도를 확대함으로써 주문 주도형 시장의 약점을 보완하고 호가 주도형 시장의 장점을 가미한 혼합형 시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기존 국내 7사 외 해외 주요 거래소에서 공식 Market Maker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IB 3사와 시장조성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조성자(Market Maker)는 계약에서 정한 가격 범위로 매도와 매수 양방향 호가를 상시 유지해야 한다. 대상 종목 중 선호 종목을 신청하여 종목을 배정받을 수 있다. 대상 종목은 유동성 평가 결과 유동성 개선이 필요한 종목과 신규상장종목이다. 호가 스프레드와 거래회전율로 평가한다.

KOSPI 200 구성 종목 등은 거래 회전율이 낮은 종목의 경우 복수가 참여하는 경쟁구조를 갖는다. 이 밖의 일반 종목은 1사의 시장조성자만 참여하는 독점구조로 운영한다.

지난해까지는 저유동 종목 등 82종목만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대형 종목과 신규상장종목 등을 포함한 500종목으로 확대한다.

미국 NYSE의 경우 전 상장종목에, 독일DB나 영국 LSE는 상장종목의 80~90%에 Market Maker를 지정 중이다.

이번에 신규 시장조성 계약을 체결한 곳은 한국에스지증권, 씨엘에스에이코리아증권, 골드만삭스증권회사서울지점 등 외국계 회원사 3사다. 한국에스지는 2월, 씨엘에스에이코리아는 3월, 골드만삭스는 6월에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국내사 7사는 시장조성 계약 연장을 통해 지난 1월 2일부터 확대에 참여 중이다.

유동성 공급 종목은 골드만삭스가 187종목으로 가장 많고 한화투자(152종목) SG(142종목) 한국투자(101종목) 신한(99종목) 순이다.

한국거래소는 “시장조성자는 담당 종목에 대한 공식 딜러로서 적정가격의 호가를 항상 유지하여 가격 급변을 완화하게 된다”며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예방하는 효과 등도 기대한다”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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