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롯데마트 앞에서 마트노조원들은 “일본제품은 안내조차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롯데마트 앞에서 마트노조원들은 “일본제품은 안내조차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KBS뉴스 캡처

[소셜타임스=김승희 기자]

직장인 김모(40. 회사원)씨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가장 먼저 유니클로와 맥주 제품을 떠올렸다. 앞으로 이 제품들에 대한 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화장품 의약품 식품 가전제품 등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의 여러 종류가 일본산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 달이 됐다. 대놓고 나서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 씨처럼 스스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일제로 오해받는 토종 브랜드까지 매출이 감소하는 영향을 보이기도 한다.

일본 브랜드 중 한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는 신발 편집숍 ABC마트(20%),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6%), 무인양품 운영 업체 료힌케이카쿠(4%) 등이다.

ㆍ유니클로 경쟁 탑템 베이직하우스 등 의류업체 주가 급등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불매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불매제 품의 상징인 유니클로와 맥주를 비롯해 학용품 화장품 의류 의약품 식품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인해 해당 제품과 경쟁관계이거나 대체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유니클로와 경쟁관계인 의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탑텐을 생산하는 신성통상과 베이직하우스 생산·판매 업체인 TBH글로벌은 30일 오전 가격제한폭(29.86%)까지 까지 상승했다.

속옷 업체인 쌍방울, 좋은사람들, BYC도 급등세를 보였다. BYC는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8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심리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9% 증가해 추가 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ㆍ일본산 필기구 대신 모나미...일본여행 안가고 제주도 선택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제 필기구 대신 국내 브랜드인 모나미를 찾고 있어 모나미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불매운동 기간 일제펜류 매출은 10% 줄어든 반면 국내 브랜드는 6배 이상 늘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를 휴가철을 맞아 항공기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휴가철에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일본 항공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제주도나 싱가포르 등 근거리 해외여행지는 인기다.

제주도는 7월 한 달간 옥션의 제주도 호텔 매출이 지난해보다 131% 증가하는 등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싱가포르와 대만 항공권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각각 52%와 38% 늘어나 국제선 항공권 평균 매출 증가율 23%보다 높았다. 마카오(33%)와 홍콩(22%),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129%) 등 근거리 해외 노선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ㆍ중고차 시장 일본 브랜드 41% 급감...국산 싼타페 K7, 랜드로버 포드 인기

국내 중고차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신차견적 비교 서비스 겟차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부 국산 브랜드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겟차 기업부설연구소가 지난 6월과 7월에 접수된 각 브랜드 유효 구매 상담 건수를 비교한 결과, 일본 브랜드가 41% 줄어들었다. 이 기간 136% 대폭 증가한 브랜드도 있었다. 랜드로버·캐딜락 포드가 수혜로 떠올랐다.

랜드로버와 포드는 각각 44%, 28% 늘어났다. 이 두 브랜드는 렉서스 ‘NX’·‘RX’ 및 닛산 ‘QX60’의 대체 모델로 거론되는 차종이다.

캐딜락은 지난달 대비 무려 136% 증가한 227건의 견적을 기록했다. XT5는 렉서스 RX의 대체 차종으로 불린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는 지난달 대비 44% 견적 건수가 늘었다. 중형 SUV ‘싼타페’가 인기로 토요타 ‘RAV4’, 혼다 ‘CR-V’ 차종을 대체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아차는 7월 견적 건수가 지난달보다 25% 늘어났다. ‘K7’가 준대형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렉서스 ‘ES’와 포지션이 같다. 쉐보레·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정유철 겟차 대표는 “국산차와 중저가 수입차가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난달과 이달에 겟차 서비스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는 전체 브랜드 상담 진행 건수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단발성 움직임에 그치지 않고 부당한 경제 보복에 대한 반발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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