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창직칼럼] 거절의 기술
[정은상 창직칼럼] 거절의 기술
  • 정은상
  • 승인 2020.01.01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소셜타임스=정은상 기자]

행복하기 위해서는 거절의 기술이 필요하다. 바다처럼 모든 것을 모두 받아 주면 더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거절한다는 게 뭔가? 원치 않는 부름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신년이 되면 수많은 카톡과 문자가 날아온다. 모두에게 응답하지 않으면 뭔가 꺼림칙하고 불안한가? 그건 거절의 기술이 몸에 배지 않아서 그렇다. 모든 상황에서 거절하지 못하거나 응대하지 못한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평소 돈독한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비록 일일이 피드백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거절할 수 있는 건 당신의 특권이다. 거절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지 말고 약간의 미안함을 감수하기만 하면 된다.

필자는 2009년 말부터 아이폰을 애용하고 있다. 수년 전 처음 나온 애플워치를 구매해서 사용해 왔다. 그러다 최근에 애플워치 시리즈 5 셀룰러를 구매해서 손목에 차고 다닌다. 이전 애플워치는 반드시 아이폰을 들고 다녀야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여행을 하거나 강의를 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아이폰을 휴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이폰을 집에 두고 애플워치만 갖고 다닌다. 10년 만에 애지중지하던 아이폰을 떼어 놓으니 처음에는 기분이 이상 야릇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이폰을 갖고 다니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너무 자주 아이폰을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긴급한 경우에는 전화나 문자 또는 카톡으로 얼마든지 즉시 애플워치로 응답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다. 지하철을 주로 타고 다니니 독서할 시간도 더 많아져서 좋다.

한 때는 일부러 아이폰을 꺼두고 독서를 하거나 도보여행을 해보았지만 역시 가까이 아이폰이 있으면 손이 자주 가게 되어 있다.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렇다. 이제 때가 되었다. 아이폰이 나온지도 벌써 십년을 훌쩍 넘겼는데 앞으로는 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판을 치게 될 것이다. 물론 뉴스나 드라마 또는 영화를 수시로 보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갖고 다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인간 관계로 촘촘히 얽혀 있다. 좋은 인간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때로는 지혜롭게 거절할 줄 아는 기술을 익혀야 인간 관계도 깨지 않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 무슨 일이든 거절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따라가거나 받아들이는 대책 없는 오지랖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스마트폰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간의 본성은 누구에게든 좋은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까지 희생하면서까지 거절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간다면 잘못이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에도 아이폰을 반드시 실시간으로 봐야 할 경우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그냥 의미없이 무심코 보는 것이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TV뉴스를 보지 않는다. 그래도 웬만한 뉴스는 지인들을 통해 알고 있다. 몰라도 될 뉴스는 모르는 편이 훨씬 낫다.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온갖 것들을 모두 봐야 한다면 정작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말 것이다. 거절의 기술은 배우고 익혀야 가능하다. 세상만사 저절로 되는 법은 없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http://macarthurschool.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