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칼럼] 마스크 전쟁과 국회의원후보 공천 전쟁
[윤영호 칼럼] 마스크 전쟁과 국회의원후보 공천 전쟁
  • 윤영호
  • 승인 2020.03.1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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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감소통연구소 윤영호 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윤영호 대표

요즘 국내에는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마스크를 사기 위한 전쟁이고 또 하나는 정당에서 국회의원 후보공천을 따내기 위한 전쟁이다. 국회의원 본 선거도 아니고 후보공천인데도 죽기살기로 매달리는 것은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속성상, 뺏지를 달기 위해서는 첫째가 공천이요 둘째가 바람이며 셋째가 능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의 정치흐름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전자가 코로나19전염으로부터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면 후자는 지위나 명예나 인기를 얻기 위한 출세투쟁이라 할 수 있다. 전자가 1차적인 생존욕구의 발로라고 한다면 후자는 2차적인 행복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위나 명예나 인기가 진정한 행복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마스크는 쓰고 나면 버려야 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통해 얻어지는 지위나 인기도 일정 유효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버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소멸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한때 앉아보는 높은 의자나 때에 맞춰 입어보는 화려한 옷처럼 빛날 수 있는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천되거나 선거에서 떨어지면 “멘붕상태” 에 빠지는 이유는 왜일까? 그것은 자신이 앉아보거나 입으려 했던 지위나 인기의 옷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옷이 벗겨지면 자신의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으로 착각하여 스스로 폐인이 되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 중에도 이번에 정당 공천을 받은 이도 있고 받지 못한 친구도 있다.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국회의원 뺏지를 달게 된다고 해서 자기인격이나 능력 때문이라고 과시한다거나 교만해 할 일도 아니다. 정당정치에서는 후보자의 인격보다도 정당의 후광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선거전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멘붕상태에 빠져 이를 갈거나 폐인이 될 일도 아니다. 재고가 없는 약국 앞에서 줄을 잘못 섰다가 마스크를 사지 못한 것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쓰라린 경험을 통해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일이다.

이것은 패자의 넋두리일 뿐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리 범인이 그토록 추구하는 행복의 옷, 즉 지위나 인기의 옷을 모두 가져본 선각자들의 교훈이 그것이다. 과거 이스라엘 전성기 때, 부와 권좌와 후궁과 인기의 절정을 경험했던 다윗의 아들 솔로몬 왕은 인생전체로 볼 때, 그런 것들의 헛되고 헛됨을 고백하고 있다. 또한 인도 카필라성의 고타마 싯다르타도 우리가 갈망하는 행복조건들이 다 구비된 왕자로 태어났지만 거기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기에 그런 것들을 우수마발(牛溲馬勃)처럼 여기고 구도의 길을 찾아 나섰던 것이 아니던가?

솔직히 ‘방역 마스크’가 ‘금스크’가 된 요즘에는 가까이에서 마스크를 살수 있도록 배려해주거나 양보해 준 사람이 멀리 있는 국회의원보다 더 고맙고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오늘 따라, 친구가 보내준 누군가의 이 글이 새록새록 마음을 흔들며 젖어오는 것은 왜일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둬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 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 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으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이쁜 사랑도 지나가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둬라.

마음에 가두지 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둬라. 물도 가두면 넘칠 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 내어 넘칠 때가 있다. 아무리 즐거운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로운 꽃밭도 시들고 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둬라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마음감옥에서 탈출하는 열쇠꾸러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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