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칼럼] 코로나19 고통 속에서 찾아내야 할 것은 백신뿐만이 아니다.
[윤영호 칼럼] 코로나19 고통 속에서 찾아내야 할 것은 백신뿐만이 아니다.
  • 윤영호
  • 승인 2020.09.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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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떤 충격적인 사건(fact)이 발생했을 때, 우리 인간은 그 충격에 대해서 해석을 하고 의미를 찾아 진실(truth)에 접근하면서 교훈을 얻어냈다. 이것이 다른 동물과 차별되는 대표적인 인간의 생존능력이다.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즉 인간만의 영적 통찰력이다.

인류역사에 크게 기록될 전 지구적인 전염병, 페스트, 스페인독감, 천연두, 사스, 메르스, 에볼라, 뎅기, 결핵(페스트와 결핵은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성)에 이어, 현재 코로나-19충격을 통해 역시 우리는 그동안 간과해왔던 것을 보아야 하고, 뒤틀렸던 것을 균형 잡고, 금 쪽 같은 교훈을 얻어 새롭게 태어나야만 미래를 중단없이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인간의 기고만장한 교만을 겸손으로 바꿔야 한다. 세상을 뒤덮을 것 같은 인간의 바벨탑 문명이,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너무나도 무력했다. 사상누각(砂上樓閣)처럼 한순간에 무너지고 정지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니 겸허히 기본부터 다시 다져(reset)야 한다.

둘째) 국경 없는 전염병 앞에서는 선 후진국 누구나 차별이 없었다. 수상도 전염되고 정치인도 전염되고 실업자도 전염되었다. 알량한 권위는 위기 앞에서 무력했고 건강과 생사문제 앞에서 도토리 키 재기였을 뿐이다.

셋째)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시급한가? 우선순위가 바뀐 애씀은 허무한 상황을 한 순간에 직면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불완전한 행복모델과 가치체계의 리모델링이 절실하다. 편리하고 빠른 인프라에 비례해서 국경 없는 팬데믹도 그만큼 급속히 전파됐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편리하게~”를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현대문명의 편향적 치달음에 제동을 걸고 그 유용성과 한계를 점검할 때가 되었다.

넷째)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자각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아간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알 수 없는 시간에 삶의 뒷면인 죽음을 맞는다. 평소 너무 악하게 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섯째)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마지막 보루가 가족이다. “좋을 땐 남이고 어려울 땐 가족”이라는 현대 가정의 ‘웃픈 현상’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우치자.

여섯째)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이어지는 이 시대의 지구촌 경제 흐름도 지구의 한계용량 범위에서만 가능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숨 쉬는데 꼭 필요한 산소의 가장 큰 공급원은 밀림이 아니라 광대한 바다에(플랑크톤)에서 생성된다고 한다. 바다의 오염도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인류에게 치명적인 재난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병들고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되고 있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최근 물 폭탄 장마도 결코 일시적이고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번 코로나19 같은 변종 바이러스 충격은 유기체인 지구자체가 복원력을 지탱하기 위해, 무분별한 인간욕망을 향해 던지는 백신이오. 경고메시지 일 수 있다. 사건과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동일한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방금 낚싯바늘에서 빠져나온 물고기가 또다시 그 낚시에 걸려들 듯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우매한 물고기와 같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사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보다도 훨씬 작은 이 바이러스가 지구상에 얼마나 존재하는가를 보면 바이러스의 총 중량이 인간 총중량의 3배나 되며, 일인당 보유하고 있는 바이러스 수는 30조개나 되는 인간 세포수의 100배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 삶과 신체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는 바이러스를 인간이 정복하고 완전 소멸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잘못된 만남”을 줄여야 한다. 더불어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간이 그동안 완전 정복한 바이러스는 단 한 종, 천연두뿐이라는 WHO의 통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 기회에 개인이든 집단이든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등 우리네 삶 전체를 망라해서 종합적인 반성과 정직한 묵상을 통해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실로 가장 소중한 것은 멈췄을 때 에야 비로소 보여지기 때문이다.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마음감옥에서 탈출하는 열쇠꾸러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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