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이원하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신차 출고 지연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중고차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케이카는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4일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1,000만원대 모델의 시세가 평균 10% 하락했다고 밝혔다.

고급·대형 모델에서 두드러졌던 중고차 가격 내림세가 1,000만원대 모델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1,000만원대에 거래되는 모델은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차량으로 꼽힌다. 신차 출고가격과 비교할 때 절반 이상 감가상각이 이뤄져 적은 비용으로도 좋은 성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가격이 낮아질 여지가 적은 만큼 그동안 1,000만원대 거래 모델은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은 차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달에는 1,000만원대 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쌍용 렉스턴W 10.6%, 기아 올 뉴 카니발 9.7%, 현대 캐스퍼 6.4%, 기아 올 뉴 쏘렌토 4.4%가 하락했다.

지난해 출시된 쌍용 토레스(-10.0%)를 포함해 전기차 모델인 BMW iX(-15%)과 쉐보레 볼트 EV(-8.9%) 등도 평균 시세가 하락했다. 전체 조사 모델 중 약 80%의 평균 시세가 지난달보다 낮아졌고 시세가 높아진 모델은 없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고차 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됐다. 고급·대형 모델에서 먼저 시작된 하락세가 이제는 중고차 시장 전체에 미쳐 2년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위축된 소비심리로 중고차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케이카 관계자는 “국산차는 물론 수입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등 중고차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고차 시세가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4일 발표한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의 중고차 시세 전망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할부 금리 급등으로 중고차 가격 내림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달 첫차 앱에서 거래된 2018년식, 주행거리 10만km 미만 차량 중 중고차 가격의 분석 자료에 의하면 그랜저 IG는 전월 대비 3.2% 하락한 1,700만~2,710만 원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동일 트림의 그랜저 IG 신차보다 최대 51% 저렴한 가격이며 특히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해선 200만 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뉴 카니발은 지난 달보다 5.6% 떨어진 1,820만~2,790만 원 사이에서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조사됐다. 아반떼 IG(-4.3%)와 제네시스 G80(-3.3%), 올 뉴 K7(-3.9%) 등도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차는 중고 수입차도 가격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MW 3시리즈 6세대가 가장 큰 폭(-7.6%)의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벤츠 C-클래스 4세대(-6.1%)와 BMW 1시리즈 2세대(-4.4%), 벤츠 E-클래스 5세대(-4.0%), BMW 5시리즈 7세대(-3.6%) 순으로 가격 하락이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