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pixabay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pixabay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아져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엔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는 2014년 8월부터 32개월간 서울과 인천, 원주, 평창에 사는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주요 대기오염 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노출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된 이후 대뇌피질의 변화를 살폈다.

대기오염 물질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염증을 만들고 염증이 몸 전체에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며 뇌에 도달하면 신경염증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 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러한 현상이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기억과 학습 능력 등 여러 뇌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 질환과 연관이 깊다. 보통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이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피질 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러한 현상이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올라갈수록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했다. 실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때마다 대뇌피질 두께는 각각 0.04mm, 0.03mm, 0.05mm씩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또 연구팀은 이어 뇌 영상 기반의 인공지능 기법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뇌 위축 지수 평가'도 진행해 대뇌피질 두께 축소 정도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비교할 수 있었다.

이 결과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대뇌피질 감소 양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대뇌피질 위축과 흡사했다.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뇌섬엽 등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지각력,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줄어들면 그 기능이 떨어져 치매가 발병한다.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마찬가지로 대뇌피질의 네 가지 부위가 모두 위축됐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높아질수록 인지기능 역시 이에 비례해 떨어지는 추세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지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각각 1.5배, 2.2배, 1.7배 증가했다.

조재림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 피질을 위축시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바깥 활동을 할 경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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