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A씨는 2023년 3월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연결된 키위닷컴에서 항공권(서울-괌 왕복, 2023년 9월 이용 예정) 2매를 구입하고, 약 196만 원을 지급한 다음날 개인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하자 크레디트로 10유로만 지급. 키위닷컴 측에 문의하니 상품 판매페이지 내용 및 약관에 사전 안내한 내용이고, 취소 시에도 10유로 지급에 동의했으므로 항공사의 규정과 별개로 추가 환불이 불가하다고 안내.

#B씨는 2022년 8월 11일 키위닷컴에서 인천-세부 구간 항공권 6매를 구입하고, 약 306만 원을 결제한 다음 같은 해 8월 31일 키위닷컴 측에서 항공편 일정이 변경됐다는 안내를 받아 환불을 요청했다. 키위닷컴은 귀국편 항공사에서만 처리가 완료되었다며 108만 원만 환불을 한 후, 출국편에 대해서는 항공사 측의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안내. B씨가 출국편 항공사에 문의하니 이미 2022년 9월경 키위닷컴 측으로 환불을 완료했다고 하나 키위닷컴은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

키위닷컴은 소비자가 개인 사정으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 취소 시기나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10유로만 크레디트로 지급해 불만이 늘고 있다.

또 항공편 일정변경으로 취소을 요구하면 장기간 환불을 지연하고 일정변경에도 과도한 추가요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인 키위닷컴(Kiwi.com)과 관련된 소비자상담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키위닷컴과 관련한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은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87건이 접수됐다. 분기마다 접수 건이 늘고 있으며, 특히 올해 1분기(1~3월)에 접수된 상담은 총 95건으로 전년도 4분기(46건)보다 106.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접수된 상담 95건의 상담 사유 중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가 89건(93.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과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불만’이 각각 2건(2.1%), ‘표시·광고’와 ‘기타·단순문의’가 각각 1건(1.05%)씩 접수됐다.

키위닷컴은 항공권을 ‘Saver 티켓’, ‘Standard 티켓’ 등 변경‧취소 조건이 다른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또한, 판매페이지에 ‘자발적 취소 시 환불 불가’ 조건을 표기하고, 이용약관에 환불이 불가하며 10유로만 크레디트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해당 약관에 따르면 소비자는 개별 항공권의 환불 규정에 의해 환불받을 수 있는 금액(전액 또는 취소수수료 공제 후 잔액)이 아닌 10유로(크레디트)만 돌려받고 결제대금에 대한 권리는 키위닷컴이 갖게 된다.

키위닷컴의 약관에는 소비자가 10유로의 크레디트 지급을 요구하지 않고, 직접 항공사에 취소·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항공사에서는 구입처를 거쳐서만 취소·환불 접수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통한 해결도 쉽지 않다.

소비자원은 다른 여행사가 소비자의 취소 요구 시 항공사와 직접 연락해 기준에 따라 환불이 가능한 금액을 돌려주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키위닷컴을 포함한 8개 글로벌 OTA의 약관 등 거래 조건 실태를 조사하고, 사업자에게 소비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이용약관을 개선하도록 권고했으나 키위닷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또한 키위닷컴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 처리 과정에서도 이용약관을 근거로 10유로(크레디트) 이외의 대금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

해외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 등 4개 항공사는 지난해 키위닷컴에서 자사 항공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키위닷컴에서 판매하는 항공권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다발하고 키위닷컴이 운임 등과 관련된 항공사 개별 약관을 지속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은 “키위닷컴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경우 자발적 취소 시 환불이 어려운 점을 인지하고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일정 변경 등의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항공권 가격을 비교한 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항공사에서 직접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이 변경·취소 등에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상품 판매페이지와 이용약관 등에 환불불가 조건이 고지되었다면 취소·환불 관련 분쟁 발생 시 카드사의 ‘차지백 서비스’를 이용한 결제 취소가 어려울 수 있다.

불가피하게 계약을 취소할 때는 키위닷컴에 크레디트 지급을 요청하기 전 항공사에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관련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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