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이원하 기자]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무알코올 맥주 얘기다. 맥주도 술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무알코올 맥주는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식품의 유형이 아닌 알코올 함량으로 따지면 달라질 수 있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알코올 제로 제품은 음주가 아니지만 미량 포함된 비알코올 맥주를 마실 경우 음주이기 때문이다.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일 경우 식품유형이 주류로 분류되지만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0~1% 미만이기 때문에 혼합음료나 탄산음료에 속한다.

1949년 주세를 부과하기 위해 주세법이 제정·시행된 이후 주류는 알코올 1% 이상으로 정해졌다.

알코올이 없거나 1% 미만인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의 기준

일반적으로 부르는 무알코올 맥주는 국내 주류법상 알코올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무알코올(Alcohol Free)과 알코올이 1% 미만 함유된 비알코올(Non Alcohol)의 통칭이다. 비알코올 맥주는 구체적인 알코올 함량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무알코올 맥주는 성인용 음로로 분류된다. ‘무알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알코올 음료라고 해서 모두 알코올이 0% 라는 뜻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알코올 1% 미만인 경우 비알코올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주세법상은 알코올이 1% 미만일 경우 비알코올, 알코올이 전혀 없을 경우 무알코올로 분류되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로 통칭되는 무알코올 맥주나 비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에서 차이가 난다.

맥주는 적당량을 마실 경우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미국 스크랜턴대연구소 등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건강 개선,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장내 미생물 증가와 신장결석 예방, 골다공증 예방, 염증 제거 등에도 효과가 있다.

왜 무알코올 맥주인가

적당한 알코올과 청량감은 맥주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무알코올 맥주 시대가 오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거나 알코올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들고 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술은 마시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 않은 현대인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건강 트렌드와도 맞물렸다.

특히 알코올 도수보다 맛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20~30대에서 인기다. 취하려고 음료를 마시지 않는 신세대의 소비 습관과 숙취로 인한 컨디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한몫했다. 무알코올 맥주가 주로 젊은 층이 대상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200억원 규모로 2014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2019년부터 2021년은 연평균 약 23% 성장 중이다. 2025년에는 약 2,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알코올 맥주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독일의 브랜드 ‘크라우스탈러’는 무알코올 맥주만 만든다. 단순히 일반 맥주의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다. 무알코올만의 풍미를 살렸다. 세계의 음료 업체들도 사과 술 등 무알코올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은 무알코올 음료 판매량이 약 30% 가까이 성장했으며 일본의 경우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8,000억대 규모로 성장했다.

무알코올 맥주 시대는 1919는 미국의 ‘금주법’이 시작되면서 열렸다고 본다. 당시 미국의 금주법은 알코올이 0.5% 이상 들어간 음료를 모두 금지시켰다. 맥주 양조장은 결국 0.5% 미만의 알코올이 포함된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저알코올 맥주다.

우리나라 최초의 무알코올 맥주는 1993년 9월 오비맥주에서 출시한 ‘OB사운드’이다. 알코올 함량이 0.7%로 당시에는 맥주 맛 음료라고 불렀다.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가 마시고 싶지만 알코올에 취하기는 싫고 맥주 마시는 기분만 내고 싶을 때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제품이다. 다이어트, 질환, 운동 후 한잔 등의 이유로 술은 당기는데 참아야 할 때 즐긴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3%부터다.

무알코올 맥주를 구매할 때는 알코올 함량과 칼로리, 각종 영양소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 적게 들어 있는 음료를 섭취하려면 비알코올(에탄올 1%미만 함유, 성인용) 표시를 꼭 확인하고,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섭취하려면 ‘무알코올(성인용)’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시중에 유통 중인 무알코올 맥주 중 올해 1분기 무알코올 맥주 가정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제품을 비롯해 국내산과 수입산 중 인기 있는 제품 6종을 비교 분석했다. 해당 제품은 △‘아사히 드라이 제로’(해외직구) △‘칭따오 논알콜릭’(칭따오 브레버리) △‘카스 0.0’(오비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롯데칠성음료) △‘하이네켄 0.0’(하이네켄 네덜란드 서플라이) △‘하이트 제로 0.00’(하이트진로음료) 5종이다.

▲ 비알코올 vs 무알코올 차이

국내 유통되고 있는 무알코올 맥주는 논 알코올, 무 알코올, ZERO, 알코올 프리 등의 이름으로 명명해 헷갈린다.

특히 온라인 쇼핑에 무알코올 맥주를 검색하면 무알코올 맥주와 비알코올 맥주가 섞여서 노출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제품 전면에 제품명은 큰 글씨로 ‘0.0’, ‘제로’라고 표기했지만 영양성분 표시란에는 작게 ‘알코올 1%미만 함유’라고 표시돼 있거나 캔 제품 같은 경우 옆면에 잘 보이지 않게 적었다. 제품의 앞면뿐만 아니라 여기저기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비알코올은 대부분 일반 맥주와 같이 동일하게 양조한 뒤 발효 과정을 거쳐 알코올을 추출한 제품이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발효과정 없이 음료에 맥주 향을 첨가한 제품이다.

국내 주류법상 알코올 함량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은 도수 1% 미만인 비알코올 음료와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도수 0%의 무알코올 음료를 아우르는 성인용 음료의 통칭을 무알코올이라고 한다.

알코올 함량의 경우 무알코올은 ‘0’인 제품이며 비알코올은 1% 미만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 주류법상 모든 1% 미만의 알코올 함유량은 ‘에탄올 1% 미만 함유’라고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1% 미만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은 표시 사항에 실제 알코올 함량이 아닌 주류법 상의 표기를 한다.

비알코올 제품의 캔이나 병의 표시사항에는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라고 돼 있지만 캔이나 병에 실제 함량인 0.03% 등으로 표시돼 있다.

일본의 영양표시기준은 100ml 당 에너지 5kcal 미만을 칼로리 제로, 당질 0.5g 미만을 당질 제로로 표시할 수 있다.

비교 대상 6개 제품 중 ‘칭따오 논알콜릭’, ‘카스 0.0’과 ‘하이네켄 0.0’ 3개 제품은 미량이지만 알코올이 들어 있다. 3개 제품의 알코올 함량은 0.03~0.05%로 나타났다.

반면 ‘아사히 드라이 제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하이트 제로 0.00’ 3개 제품은 알코올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알코올 제로인 제품이다.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맥주 이름에 함정이 있다.

‘카스 0.0’과 ‘하이네켄 0.0’은 소수점 한자리를 사용했고 ‘하이트 제로 0.00’이라고 소수점 두 자리 숫자를 사용했다.

카스와 하이네켄은 알코올이 0.03~0.05% 함유돼 있는 제품이다. 소수점 한자리까지는 0.0이 맞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소수점까지 표현했기 때문에 알코올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제품 이름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표현한 ‘하이트 제로 0.00’은 알코올 전혀 들어 있지 않은 0.00%이다.

따라서 알코올이 전혀 없는 제품을 고를 때는 0.00%를 확인해야 한다.

▲ 무알코올 맥주의 맛과 특징

무알코올 제품은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았지만 맛은 일반 맥주 맛과 같다. 일반 맥주와 동일한 원료와 제조 과정을 거친다. 발효 후 알코올을 제거하지만 맥주 맛이 난다.

알코올이 미량이거나 포함되지 않아 맛이 밍밍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기존 맥주 맛에 매우 익숙해져 있을 경우 ‘김빠진 맥주’처럼 밍밍하게 느껴진다.

맥주의 주원료는 정제수와 보리, 홉 등이다. 맥주는 어떤 종류의 맥아와 홉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다채롭게 나타난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는 보리를 싹 틔워 말린 것이다. 맥아는 보리에서 쉽게 전분을 추출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맥주만의 특유한 향과 쓴맛을 내는 중요한 원료가 홉이다. 홉은 쓴맛과 독특한 풍미와 향을 가지고 있다. 맥아즙의 단백질을 침전시켜 맥주를 맑게 하고 잡균의 번식을 방지해 보존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맥주의 95%는 물이다. 물도 중요하다. 물의 종류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미네랄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물이 좋다.

무알코올 맥주의 색깔은 어떨까. 일반 맥주 색과 같다. 맥주의 색깔은 알코올 포함 여부가 아니라 제조과정과 관련이 있어 맥아를 사용한 무알코올 맥주도 색깔이 맥주 색이다. 가열하면서 생성되는 캐러멜이 맥주를 갈색으로 만들며 특유의 맛을 낸다.

알코올 함량이 0.00%인 클라우드와 하이트 제품의 맛은 어떨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맥아엑기스와 유럽산 홉을 사용했고 다양한 맥주 향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했다. 맥주 특유의 풍미와 풍부한 거품, 맥주 본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게 특징이다.

진짜 무알코올을 강조하는 ‘하이트 제로 0.00’의 경우 맥아추출물과 홉 추출물을 사용했다. 라거 맥주 특유의 청량함을 살렸다. 임산부나 육아, 질환, 운전 등으로 술은 당기지만 술을 마실 수 없을 때 적합하다.

알코올 함량이 0.03~0.05% 미만인 칭따오 등 3개 제품도 맛은 일반 맥주와 같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맥주 공정은 그대로이지만 신선한 몰트(맥아)를 2배 이상 넣은 후 알코올만 추출했다. 칭따오 필스너가 베이스로 라거의 풍부한 맛을 살렸다. 특히 중국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랴오샨 광천수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카스 0.0’은 알코올 분리 공법을 통해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담았다. 맥아와 홉 등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했다. 색깔과 짜릿하고 청량한 맛은 카스 그대로다.

‘하이네켄 0.0’은 하이네켄과 동일한 보리맥아, 호프추출물 등의 원료로 양조했으며 발효공정 후 알코올을 추출해 맥주 본연의 풍부한 맛과 향이살아있다. 특히 맥주에 잘맞는 홉과 건강한 보리를 사용해 맥주 맛의 균형을 잡았다.

▲ 맥주 마시면 살찌나

맥주는 술 중에서 당질이 많은 주류에 속한다. 때문에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찌는 것처럼 여겨진다.

알코올은 영양소가 안들어 있고 열량만 있기 때문에 텅 빈 칼로리라고 불린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직접 지방이나 탄수화물로 전환되지는 않지만 우선적으로 체내에서 발산되는 에너지로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그러나 탄산이 포함된 맥주는 식욕을 촉진시켜 안주를 많이 먹게 돼 살이 찐다.

알코올과 함께 섭취한 안주들은 에너지로 사용되는 알코올에 밀려 사용되지 않아 살이 찌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맥주 자체보다도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들이 비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

맥주에는 당질이 포함돼 있다. 원료를 효모로 발효시킬 때 당질 성분이 남는다. 발효를 거치지 않는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당분을 첨가하기도 한다.

‘하이트 제로 0.00’는 당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나머지 4개 제품은 1~6g 수준이다.

▲ 각 제품 영양성분

맥주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리나 홉 등 곡물로 만들어 액체 형태의 빵이라고 부른다. 때문에 맥주는 다른 주류보다 열량이 높다.

그러나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일반 맥주보다 칼로리 부담이 적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이유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일반 맥주 500ml 한 캔의 평균 열량은 236kcal로 나타났다. 100㎖ 기준 약 47.3kcal이다.

비교 대상 제품의 1캔 용량은 330~355ml로 100ml당 3.94~26.7kcal로 나타나 제품 간 6.8배의 차이를 보였다. 일반 맥주의 칼로리 100ml당 약 47kcal에 비해 8~56%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이트 제로 0.00’이 3.94kcal로 가장 낮았고 ‘카스 0.0’가 26.7kcal로 가장 높았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8.57kcal, ‘칭따오 논알콜릭’ 19.7kcal, ‘하이네켄 0.0’ 21kcal로 나타났다.

나트륨의 경우 맥주 1캔 당 ‘하이네켄 0.0’ 50mg으로 함량이 가장 많았고 ‘하이트 제로 0.00’는 나트륨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나머지 3개 제품은 평균 13.7mg으로 조사됐다.

‘카스 0.0’은 비타민C가 27mg 들어 있어 1캔으로 하루 섭취량의 38%를 섭취할 수 있다. ‘하이트 제로 0.00’는 식이섬유가 5.1g 함유돼 있어 하루 섭취량의 20%를 충족한다.

무알코올 맥주 중 ‘무칼로리’라고 내세우기는 제품도 있다. 식약처의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라 100ml 당 4kcal 미만 시 무칼로리(칼로리제로, 칼로리프리)를 표시할 수 있다.

아사히 드라이 제로의 경우 캔 제품의 앞면에 5무 제품이라고 표시했다. 일본의 영양표시 기준은 100ml 당 에너지 5kcal 미만을 칼로리 제로, 당질 0.5g 미만을 당질 제로로 표시할 수 있다.

무알코올 맥주의 유통기한은 대부분 제조일로부터 12개월이며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주세법상 주류는 온라인 판매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무알코올 맥주는 주류가 아닌 음료로 분류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단, 성인인증이 필수다.

무알코올 음료라고 해도 맥주 맛 음료는 ‘성인이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은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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