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농촌진흥청은 소비자가 당도와 산도(신맛) 등 농산물 품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5개 품목의 ‘품질 표시’를 개발해 정책으로 제안했다고 13일 밝혔다.

농진청은 소비자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과학적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색택(색), 모양, 형태 등과 내부적 특성인 당도, 산도(신맛), 경도(조직감, 아삭함), 수분함량 등의 품질인자를 발굴해 새로운 ‘품질 정보 표시 안’을 만들었다.

현재의 농산물 등급 분류에서는 크기, 모양, 색깔, 포장 내 고른 정도에 따라 ‘특, 상, 보통’을 필수로 표시하고, 추가로 당도 등을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농산물을 유통하는 농가, 산지유통센터(APC), 전자상거래 업체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만든 표시 방법을 쓰고 있어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과일 생산량 1위인 감귤의 등급 기준은 현재 겉모양에 따라 상자에 ‘특, 상, 보통’을 필수로 표시하고, 당도는 브릭스(°Bx), 산도(신맛)는 퍼센트(%)로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농진청은 새로운 안으로 ▲당도는 9~12브릭스를 4구간으로 나눠 ‘달콤 1’, ‘달콤 2’, ‘달콤 3’, ‘달콤 4’로 표시하고 ▲산도는 0.5% 이하는 ‘약함’, 0.6~0.8%는 ‘보통’, 0.9~1.1% 이상은 ‘강함’으로 표시하며 ▲당도와 산도의 비율(당산비)은 당도 구간별로 산도 함량을 표시해 ‘새콤’, ‘새콤달콤’, ‘달콤새콤’, ‘달콤’으로 표시하는 것을 제안했다.

자료=농촌진흥청
자료=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이번 안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 조사와 과학적 실험을 진행했다.

제주 서귀포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출하되는 감귤을 활용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내부 품질인자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당도(62%)와 당산도(40%)를 1, 2순위로 꼽았으며, 품질 표시정보에 담았으면 하는 정보로도 이들 인자를 택했다.

또한, ‘특’과 ‘상’으로 구분한 하우스 감귤(궁천조생)을 각각 400개체 이상을 분석한 결과 ‘특’의 당산비는 23.0(당도 12.4브릭스, 산도 0.55%), ‘상’의 당산비는 26.3(당도 13.0브릭스, 산도 0.51%)으로 오히려 ‘상’ 등급이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있는 감귤에 가까운 것을 확인했다.

맛과 관련된 당도와 산도의 범위는 새콤(A), 새콤달콤(B), 달콤새콤(C), 달콤(D)으로 정해두고 간접적으로 미각을 측정할 수 있는 전자혀로 단맛과 신맛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새콤(A), 새콤달콤(B), 달콤새콤(C), 달콤(D)의 구분이 단맛에서는 유의적으로 다르고, 신맛도 새콤(A)과 새콤달콤(B), 달콤새콤(C)을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만든 맛으로 구분한 4개 구간은 모두 기존에 사용하는 기준과 동일한 일반당도 등급을 품질인자 분석을 통해 구성한 것이다. 점차 지역과 개체 수를 늘려 과학적이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당도와 산도 범위를 설정할 예정이다.

한편, 사과를 고를 때는 당도와 아삭함(경도)을 우선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경도와 당산비를 새로 넣는 방안을 마련했다. 경도는 67뉴턴(N, Φ11mm) 이하는 ‘낮음’, 당산비는 65 이상이면 ‘약함’, 55~65는 ‘보통’, 55 이하는 ‘강함’으로 표시하는 안이다.

이외에도 복숭아는 당도에 더해 경도와 당산비를 추가하는 안, 양파는 매운맛과 단맛을 표시하는 안을 만들었다.

이러한 수치는 소비자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자료로써 활용해 해마다 바뀌는 품질에 대한 용인 가능한 정보(인덱스)로 개정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5개 품목에 대한 품질 등급, 권장표시사항 개정을 골자로 담당 부처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품질검사과에 정책을 제안했다. 또한, 올해 말 문을 여는 농산물온라인거래소에서도 이번 안을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홍윤표 과장은 “소비자 입맛이 다양화됨에 따라 선호하는 품질인자와 당도, 산도 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맛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장기적으로 농산물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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