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과, 노란사과 등으로 불리는 '골든볼'. 사진=농촌진흥청
황금사과, 노란사과 등으로 불리는 '골든볼'. 사진=농촌진흥청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사과하면 떠오르면 이미지가 뚜렷하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빨간 사과다.

히지만 최근에는 노란색 품종의 사과가 인기다. 보기에 예쁘고 맛도 좋은 노란 사과는 마트나 전통시장 등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일명 ‘황금사과’라고 불리는 노란 사과는 국산 품종인 ‘골든볼’이다. 골든볼은 껍질이 노란색을 띠어 ‘골든(golden)+볼(bal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골든볼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우리 품종으로 2021년 등록한 사과이며 올해 처음 시장에 선보였다.

우리 사과 ‘골든볼’은 8월에 수확하는 여름 사과다. 경북 군위와 김천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직 재배면적이 넓지 않아 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소량 유통 중이다. 지난 8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서울 강남구)에서 시식 행사를 열고 하루 100상자를 한정 판매했다.

골든볼은 ‘엘스타’와 ‘홍로’를 교배한 품종으로 8월 중순이 성숙기이며 조생종 황색 사과로는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이동혁 소장은 “기후변화로 여름철 기온이 오르면 사과색이 잘 들지 않고, 품질이 떨어지며, 생산량도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온에서도 품질 좋고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대구 군위에 ‘골든볼’ 생산 전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군위군은 위도가 낮은 지역으로 과일 착색 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약한 상황이어서 ‘골든볼’ 재배에 꼭 맞는 지역으로 꼽힌다.

사과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으나 품종이 지닌 고유 특성이 잘 나타나게 하려면 알맞은 지역에서 생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진청은 군위 ‘골든볼’을 비롯해 문경 ‘감홍’, 김천 ‘홍옥’, 홍천 ‘컬러풀’ 등 지역 맞춤 품종을 선정하고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농진청은 사과의 품종이 지닌 고유 특성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지역에 맞는 품종을 선정해 전문 생산단지 조성하고 있다. 자료=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사과의 품종이 지닌 고유 특성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지역에 맞는 품종을 선정해 전문 생산단지 조성하고 있다. 자료=농촌진흥청

▲ 사과 껍질이 왜 노란색일까

사과 껍질은 사과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발현하며 빨갛게 변한다. 사과의 색들임(착색) 정도는 겉모양, 크기, 당도와 더불어 사과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최근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착색이 지연되고, 껍질 색이 선명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착색은 15~20℃가 가장 좋다. 그러나 30℃ 이상이거나 10℃ 이하에서는 색이 잘 들지 않는다.

사과색을 붉게 물들이려면 사과 열매를 일일이 이리저리 돌려주거나 잎을 따주고, 나무 밑에 반사판을 까는 등 햇빛을 잘 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사과의 안토시아닌은 반드시 빛이 닿아야만 발현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착색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관리 시간은 2010년보다 10아르(a) 당 3.3시간 증가했다.

그러나 농촌은 고령화로 인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력이 늘어가야 하는 빨간 사과를 재배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농촌진흥청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배가 쉬운 사과를 개발했다.

껍질을 빨갛게 물들이는 착색이 필요 없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품종이 바로 노란 사과 ‘골든볼’이다. 착색과정을 거치지 않아 카로티노이드의 노란 빛이 발현돼 노란색이 됐다.

골든볼은 군위나 김천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재배 면적은 적지만 맛있는 사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골든볼은 당도가 높고 산도가 적당해 달콤새콤하면서 진한 맛이 특징이다. 자료=농촌진흥청
골든볼은 당도가 높고 산도가 적당해 달콤새콤하면서 진한 맛이 특징이다. 자료=농촌진흥청

▲ 맛은 어떨까

골든볼은 2017년 개발한 후 농가에 보급한 지 3~4년 된 최신 품종으로 8월 중순경 노란색 상태로 맛이 든다. 착색 관리가 필요 없는 골든볼은 다른 품종보다 빨리수확하므로 재배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특히 완전히 익었을 때 출하할 수 있기 때문에 품종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골든볼은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로 조생종인 한여름 사과로는 드물게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룬다. 

골든볼은 당도 14.8(°Bx), 산도(신맛) 0.51%로 단맛과 신맛의 비율이 좋아 새콤달콤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여름 사과는 저장성이 떨어지지만 골든볼은 과육이 단단해 상온에서도 15일간 유통할 수 있다. 과일 무게는 275g 정도의 중~대과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사과 크기와 비슷하다.

사과의 당도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9~14°Bx로 나타난다.
골든볼은 당도가 14.8°Bx로 높은 편이며, 후지(부사)와 홍로는 14~15°Bx, 홍옥 13°Bx, 쓰가루(아오리)는 13~14°Bx이다. 단맛은 부사와 홍로, 골든볼이 강하고 쓰가루, 홍옥은 보통 수준으로 조사됐다.

신맛의 경우 홍옥이 가장 신맛을 내며 골든볼, 후지, 쓰가루, 홍로 순이었다.

사과는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져 새콤달콤한 맛을 내기 때문에 당도나 산도의 정도에 따라 단맛 또는 신맛 어느 한쪽이 강하게 느껴진다.  

사과는 꼭지 반대편이 꼭지나 과육 중앙부보다 당도가 높다. 또 과피에 가까운 과육(과피부)가 씨앗에 가까운 쪽(과심부)보다 당도가 높다.

유통업체 담당자는 “골든볼은 가장 맛있는 조생종 사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사과에 박힌 꿀의 정체는?

사과를 잘랐을 때 과육에 꿀이 박힌 것처럼 투명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한다. 모든 사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어 잘라야 알 수 있다.

꿀 같은 투한 부분은 천연 과당의 일종인 소르비톨이다. 햇빛을 잘 받는 과실에 많다. 소르비톨이 생성된 ‘꿀사과’는 일반사과보다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