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 송진희 연구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 송진희 연구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소셜타임스=이원하 기자]

대장암은 국내 암 발병률 2위다. 최근엔 발병률 1위인 갑상선암에 근접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장암 발병의 원리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국내 연구진이 장내 유익균인 유산균과 낙산균이 대장암·대장선종 등 대장 질환 발병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남성의 절반 수준인 이유도 장내 유산균이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8일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Gut and Liver’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1~2022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장선종 및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대변 데이터를 활용해 성차·연령 등 요인과 장내세균총의 변화·대장암 발병 여부 등을 관찰했다. 장내세균총이란 장내에 모여있는 미생물 집단을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장선종·대장암 환자보다 그렇지 않은 건강한 대조군에서 유산균(젖산균)과 낙산균 등 장내 유익균이 유의미하게 더 많았다.

특히 여성과 55세 이하 연령 집단에서는 장내 유익균의 분포가 두드러졌다.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여성보다 2배 높은 이유도 유익균 분포의 차이 때문이라고 연구팀을 설명했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의 한 해 발생자 수는 3만 2,751명으로 폐암을 제치고 국내 발병률 2위다. 2019년 조사에서는 4위였다. 최근엔 발병률 1위인 갑상선암(3만 5,303명)에도 근접할 정도로 대장암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 발병의 원리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최근 대장 내 미생물 환경을 조성하는 ‘장내 세균’이 대장암 발병에 직간접적인 역할을 미친다는 사실이 일부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과 동물실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검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장내 세균과 대장선종, 대장암 발병 관계에서 성별·연령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라 성별에 따른 유익균 분포를 반영하여 유산균 등과 대장 질환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분석한다면, 대장암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한 여성의 장내세균총에서 발견되는 유익균을 분석해 대장암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9년 ~2024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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