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 사진=농촌진흥청
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 사진=농촌진흥청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때다. 올해는 2월 24일이 다.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 약밥, 나물을 먹고 고싸움, 쥐불놀이, 부럼 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 한 해의 건강과 소원, 풍년을 빈다.

오곡에 들어가는 곡식은 찹쌀·수수·차조·검은콩·팥 다섯 가지다. 오곡밥에는 모든 곡식의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부럼(부스럼)을 깨는 풍속은 호두, 밤, 잣 등의 견과류를 껍질째 먹어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일 년간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보름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마신다.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하며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만 듣기를 기원하며 마신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 해 동안의 길흉과 관계가 있다고 믿어 가을 추수 후에 좋은 쌀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가 술을 빚었고 추가로 한약재를 넣기도 했다.

나물은 묵은 나물을 먹는다. 묵은 나물은 전 해에 말려 두었던 여러 가지 나물 재료를 이듬해 정월 대보름 절기에 맞춰 먹는 절식(節食)이다. 묵나물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묵은 나물을 먹으면 다가올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 묵은나물을 볶아 먹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사진=농촌진흥청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에 묵은나물을 볶아 먹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사진=농촌진흥청

선조들은 제철에 수확해서 말려둔 묵은 나물 9가지를 볶아 먹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묵은 나물은 추운 날씨에 열량을 돋우며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몸의 원기를 회복하라는 뜻이 담겼다. 특히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들은 비타민과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9가지 묵은 나물은 호박고지, 가지,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래기, 박나물, 아주까리 잎, 토란대 등이다. 지방에 따라 먹는 나물의 종류가 달라진다.

묵은 나물을 요리할 때는 반드시 물에 불려야 한다. 물에 담가 어느 정도 불린 뒤 삶아서 다시 불린다. 불린 재료를 건져 물기를 뺀 다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해 둔 재료를 넣고 볶는다. 이때 부드럽게 볶으려면 고기 국물을 조금 넣고 뚜껑을 덮어 무를 때까지 볶으면 맛있다.

묵은 나물은 생나물보다 각종 성분이 농축돼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식이섬유와 비타민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진다.

정월대보름에 많이 먹는 묵은 나물의 영양성분은 생나물과 얼마나 차이 날까.

▲ 말린호박

소박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강한 애호박은 90%의 수분과 풍부한 섬유소, 비타민, 무기질을 함유한 저칼로리 식품이다.

당질과 비타민 A·C가 풍부해 소화 흡수를 돕는다. 소화불량과 위궤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애호박 씨에 들어있는 레시틴이라는 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뇌세포를 활성화해 두뇌발달과 기억력 향상,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100g당)에 의하면 말린 애호박의 식이섬유는 19.9g으로 생호박(2.2g)보다 약 9배 많다. 칼슘 함량은 269㎎으로 생호박보다 17,8배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애호박을 말리면 당류가 17배 높아져 생호박보다 단맛이 많이 난다.

말린 애호박의 비타민A는 생호박의 11.9배, 베타카로틴 12배, 비타민C 1710배로 나타났다.

▲ 가지

가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과 피토케미컬, 레스베라트롤 등의 성분은 발암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심혈관질환 예방뿐만 아니라 피부미백, 시력개선 등 효능이 많다. 가지의 안토시아닌 성분은 색소의 재합성을 촉진해 눈의 피로를 없애주며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말린 가지의 식이섬유는 100g당 29.4g으로 생가지(2.7g)보다 10.8배 많다. 칼슘 함량은 235㎎이며 생가지의 18배에 달한다.

말린 가지의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은 생가지의 약 10배, 엽산은 16배 많다.

▲ 도라지

도라지는 일반적으로 잘 자라기 때문에 재배하기에 좋고 수요도 풍부하다.

‘10년이 넘은 장생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 도라지즙이나 도라지차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도 활용된다.

도라지의 이눌린 성분으로 인해 환절기, 미세먼지 등 기관지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며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해주고 혈관을 튼튼하게 도와준다. 풍부한 철분은 빈혈 증상에 좋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어 어린이 성장과 고령층의 골다공증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말린 도라지의 식이섬유는 100g당 24.9g으로 생도라지(4.2g)보다 6배 많이 들어 있다. 말린 도라지의 칼슘은 246㎎으로 생도라지(40㎎)의 6배로 나타났다.

말린 도라지의 비타민A는 생도라지의 3배, 베타카로틴은 7배, 비타민C의 경우 1.47배이다.

말린 도라지의 불포화지방산은 생도라지의 약 8.4배에 달한다.

▲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미국 FDA가 선정한 10대 항암식품 중 하나다.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10대 음식 중 1위에 꼽히기도 했다.

표고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다. 여러 음식과 궁합이 좋지만 특히 돼지고기와 즐겨먹으면 좋다. 표고버섯의 식이섬유가 고기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체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뇌에 산소를 빠르게 공급해 빈혈 예방에 효능이 있다. 풍부한 레티오닌 성분은 두뇌 활동을 도와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톱밥배지 표고는 우리나라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참나무나 활엽수 등의 톱밥과 쌀겨, 밀기울, 탄산칼슘 등을 섞은 배지에서 표고균을 접종해 단기간 (6개월)에 버섯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말린 표고의 식이섬유는 100g당 26.4g으로 생표고(6.6g)보다 4배 많이 들어 있다. 칼슘과 철분은 말린 표고가 생표고보다 각각 4.2배, 4.7배 더 들어 있다. 말린 표고의 인 성분은 생표고의 5.7배, 칼륨은 5.2배에 달한다.

말린 표고의 아미노산은 생표고의 6.4배, 필수 아미노산은 6배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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