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이우영, 이하 폴리텍)은 12월 1일자로 교수 46명을 신규 임용한다. 폴리텍은 현장 실무능력을 최우선으로 교원을 채용하며, 이번에도 다양한 경력을 가진 교수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6명의 신규 교수 중 폴리텍 출신은 7명이다. 그 중 23년 전 폴리텍에 입학해 기술의 첫 발을 뗐던 학생 출신도 있다.

최인수(만 42세, 여)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육상선수, 중학교 시절에는 사격선수로 국가대표를 꿈꿨다. 너무 어려운 길이라는 부모님의 만류로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에 매진했다.

영어 외에는 좀처럼 흥미가 생기질 않았고 대학을 갈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 교수는 똑 부러지는 기술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아버지 추천으로 `94년 안성여자기능대학(現 폴리텍 안성캠퍼스) 정밀계측과(現 나노측정과)에 입학했다.

그녀는 학교 브로슈어의 하얀 가운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에 반해 지원했고, 전공에 대한 이해가 없어 입학 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니 집중력과 차분함,

그리고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이 전공이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다는 걸 느꼈다. 매 학기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특히, 매주 주말에는 지도교수와 함께 해외 장비들의 매뉴얼을 번역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장비 운용 기술과 전공영어 공부까지 더욱 열심히 했다. 졸업 후 삼성자동차(現 르노삼성자동차)에 공채로 입사해 품질부서에서 측정 업무를 담당했다.

뛰어난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중앙연구소에서 엔진의 정밀측정, 교정, 품질인증 업무를 담당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해외에서도 기술 컨설턴트로 일했다.

최 교수는 자신의 은사인 조선행 교수의 권유로 `04년 안성캠퍼스 강단에 섰다. 강의를 하며 국내 자격증은 물론 국제공인품질전문가와 ISO 국제인증심사원과 같은 국제 자격증도 틈틈이 따냈다.

모두 학생들에게 더 넓은 지식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녀는 온전히 학생들과 함께 하기 위해 폴리텍에 지원하게 됐다. 

안성캠퍼스 나노측정과에서 근무하게 될 최 교수는 “강의를 하며 매년 더 잘 가르치고 싶은 욕심과 아쉬움을 채우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다”며, “국내외 다양한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이자 제자들이 더 넓은 곳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교수로 임용됐다. 바로 최병철(만 38세, 남) 교수. 공업고등학교부터 현대중공업에 입사해서까지 국제기능올림픽을 위해 기술훈련을 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포기하려던 순간 멘토의 다시 한 번 해보자는 권유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그는 6년간의 도전 끝에 36회 국제기능올림픽 철골구조물 직종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하루 12시간씩 과제를 수행하며 학업까지 병행해 잠을 3~4시간밖에 못자는 고단한 생활이었다. 이렇게 힘든 훈련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기능올림픽을 준비하며 도움을 준 선배들과 교수들 덕이었다.

최 교수는 자신도 그런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현장 경험이 전무했다. 그는 곧장 현장에 뛰어들었다. 최 교수는 해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현장에서 한국인은 물론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에게 실무기술 교육을 담당했다.

그는 13년 8개월간의 현장업무를 마치고 현대중공업의 기술교육원에 발령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 없던 해양플랜트 과목을 개설하며 해양기술에 대한 교과 편성, 교보재 제작도 스스로 해나갔다. 현장에 있을 당시 제작했던 동영상 자료도 큰 도움이 됐다.

3년 6개월간 직원들의 기술 교육을 도맡았던 그가 돌연 폴리텍에 지원한 것은 기초 과정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현장감 있는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최병철 교수는 울산에 신설되는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에서 석유화학설비 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최 교수는 “석유화학설비 분야에도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고 설비와 융합될 수 있는 기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설비뿐만 아니라 유체역학 등의 여러 학문과 연계한 교과를 운영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심어주겠다는 포부를 가진 교수도 임용됐다. 구미캠퍼스 윤상진(만 46세) 교수다. 그가 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출원한 특허만 200여 건. 그 중 등록된 특허는 125건이다.

15년 10개월 간 LG전자 PDP연구소, H&A제어연구소 등에서 첨단 분야를 대비하는 구동 장치 개발을 담당해왔다. PDP부터 LED,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용 전력변환 장치의 개발도 맡았다. 항상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온 것.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온 결과물이 125건의 특허다.

윤 교수에게 교육자를 향한 목표는 몇 해 전 생겨났다. 청년들에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개척하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긴 시간 몸담았던 기업을 떠나 교수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윤 교수는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 요소가 될 에너지 저장 장치(ESS)의 첨단 기술자를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교수는 “창의적인 사고는 암기로 길러지지 않는다”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어떠한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돌파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 넘치는 창의적 엔지니어를 길러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